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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찬리 생존중

0. 삼미슈퍼무비즈 사진 >> 현 수 삼미 / 말미잘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 잔뜩 흐린 여름날, 학교 도서실에서 소설책을 한 권 빌렸다. 제목도 요상한 . 수업을 듣는 둥 마는 둥 한 번 읽고, 집에 와서 한 번 더 읽었다. 회사에서 잘리고 이혼당한 아저씨가 동네 야구를 시작하는 이야기였는데, 수많은 문장들 속에서도 마음을 뒤흔든 문장이 하나 있었으니.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뭐? 치기 힘든 공은 치지 말라고? 평범한 한국 사람인 나에게 익숙한 것은 분명 대표팀의 부상 투혼, 평생 김밥 팔아 모은 돈을 대학에 기부한 할머니의 미담 같은 것들. 그런데 이 무슨 괴상망측한 소리인지! 시간은 흘러 2013년. 내 속에 하고픈 말들이 쌓여 무언가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접하던, 지.. 더보기
깔깔이로 대동단결 최근 국방부에서는 잘못된 언어가 병영문화를 망친다며 군대에서 사용되고 있는 몇몇 일본어, 외래어, 비속어, 신세대 은어 등의 사용을 제한했다. 그러니 앞으로 병영 내에서는 “깔깔이”라는 말도 함부로 쓸 수 없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깔깔이”라는 말을 참 좋아했기에 아쉽다. 뭐, 딱히 대단한 말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쁜 말은 더더욱 아닌 듯한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야 있었을까. 깔깔이의 어원에는 몇 가지 설이 있지만, 그중 촉감과 관련한 “깔깔이설”이 가장 지배적이다. 과거 열악했던 시절 군 보급품으로 나왔던 “방상내피”가 까끌까끌하다며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 관련된 이야기조차도 볼품이 없기는 하나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매력 하나는 일품이다. 항간에 “깔깔이”야말로 국보급 “스테디셀러” 아니냐는 말이 떠돈다... 더보기
카방고로 누비는 아프리카의 낭만 글 : 김 황 * 글은 기본적으로 글쓴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시기 : 2013.6.22 ~ 7.10 잠보잠보!! 반가워요!! 당신이로군요, 아프리카 오버랜드투어(1)를 신청한 사람이. 어디 보자....당신은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잠비아 빅토리아폭포까지 이어지는 19일짜리 코스를 신청하셨군요. 맞죠? 자, 그럼 가장 먼저 당신의 아프리카 여행을 책임질 멋진 친구를 소개할게요. 아주 크고 아름다운 친구죠. 바로 당신과 당신의 친구들, 그리고 여행에 필요한 모든 물품들을 태우고 이 아프리카 대륙을 달려나갈 트럭, ‘KAVANGO'입니다! 카방고와 함께 당신의 여행을 즐길 준비가 되셨나요? 이런, 조금 긴장한 표정이로군요. 하쿠나마타타!!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경이로운 대.. 더보기
있어도 부재중 - 부재중 전화 글 >> 현 수. 몸이 둔해서 큰일이다. 휴대전화를 벨소리로 하는 건 남들에게 민폐다 싶어 주로 진동으로 해 두는데,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들은 당최 거대하기가 보통이 아니어서 바지 주머니에 넣기가 영 그렇다. 손에 들고 다니다 액정 한 번 깨먹어봤더니 피눈물이 한강수요, 바지 주머니에 넣자니 이건 좀 변태스럽기도. 해서 뒷주머니에 넣어놨더니 진동이 잘 안 느껴진다. 아놔, 살찐 엉덩이. 전화기에 부재중 전화가 떠 있는 게 그만큼 잦아졌다. 보통은 '아, 내가 또 전화 온 줄 몰랐네' 하지만, 가끔 짜증스러워질 때면 전화탓을 하게 된다. 전에 쓰던 폴더폰은 스마트한 친구는 아니지만 진동 파워 하나는 안마기 수준이었는데. 진동 하나 못 느꼈다고 사람을 부재중 취급하는 게 못마땅해진다. 전화기 나름이야 아주 .. 더보기
떠나기도 전 그리워지는 바라나시 글 : 김 황 여행시기 2013. 6. 3 ~ 6. 6 # 계획한 여행루트에 비해 일정이 촉박하다보니 한 여행지에서 그렇게 오래 머물수는 없는 처지다. 한 도시를 방문하면 평균 사흘에서 닷새 정도를 머무르게 되는데, 나의 경우 그 정도 시간이면 대개 큰 미련 없이 머물렀던 도시를 뒤로 하고 다음 여행지로 떠날 수 있었다. 여행지에서 만난 다른 여행자들과의 헤어짐이 아쉽게 느껴졌던 적은 종종 있었지만 여행지 자체의 매력 때문에 그 곳을 떠나기 싫었던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단 한 곳, 인도의 바라나시를 제외하면 말이다. 아직 초보여행자 티를 벗어나지 못한 나로서는 인도 여행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인도에서 여행자들이 겪은 각종 고초들과 사건사고 소식을 전해들으면서 인도는 내 여행의 1차 난관.. 더보기
짝사랑 진행중 글 : 김현지 함께 하는 게 좋다, 사실 뭐 혼자서 잘 못하기도 하고. 그리 똑똑하지도 부지런하지도 않다. 그래도 머리를 맞대고 있으면 나의 아이디어와 그의 추진력과 그녀의 세심함, 또 누군가의 꼼꼼함이 만나 어떻게든 일이 굴러가게 된다. 그런데 그게 끝은 아니다. 일이 그렇게 풀려간다는 것만으로 ‘함께‘의 효용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나의 능력으로는 되지 않았을 일들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이루어져 갈 때 ‘우리’는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함께 시작했기에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서로가 있어서 끝까지 함께 갈 수 있다. 작년 여름, 농촌봉사활동-낮에는 노동을 하고 저녁에는 농생과 변혁적인 삶들에 대해 듣는 ‘농촌비전트립’-을 2주간 하게 되면서 ‘함께’에 대한 믿음을 아예 내 삶의 방향으로 삼고 .. 더보기
뒷통수 조심해라 - 사보타지와 블러핑 게임 글 >> 현 수 넌 내가 광부로 보이니? 광부들이 사다리를 놓고 땅굴을 파기 시작했다. 저 멀리 어디메에 금괴가 숨어 있다. 금괴가 있는 곳까지 길을 놓아가서 마침내 금을 발견하면 승리! 모두가 기쁨의 환호에 젖는 순간이 온다. 그러나, 여기엔 커다란 벽이 있으니. 이 광부들 사이에는 사보타지(훼방꾼)들이 숨어 있었다. 사보타지의 목적은 오로지 하나. 광부들이 금을 찾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 광부인 척 도와주는 척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막다른 길을 만들어 버린다거나, 광부들이 길을 못 놓게 만든다거나, 길을 에둘러가게 한다거나 등등 각종 딴지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 딴지를 뚫고 금에 닿으려는 광부들과, 기어이 그들을 좌절하게 만들려는 사보타지들의 한판 대결. 그것이 '사보타지'의 핵심이다. 혼이 담긴 .. 더보기
다이어리 속 에펠탑은 이제 그만! 벌써 일년의 반이나 지났다. 이맘때쯤이면 책상 위는 연초에 힘찬 다짐을 세우며 사놓은 문구류들이나 주위에서 선물로 받은 것들로 가득하다. 책상을 정리하다보면 다이어리나 스케쥴러가 툭툭 튀어나온다. 신년 계획을 세운답시고 지난 연말에 산 것도 있고 비슷한 시기에 여기저기서 홍보용으로 뿌리는 다이어리, 스케쥴러들이 알게 모르게 내 책상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개중에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도 않고 필기를 하기에도 애매하지만, 선물로 받았기 때문에 차마 버리지 못하고 구석에 박아둔 것들도 있다. 그래도 아직까지 왜 버리지 않고 쳐박아 두었을까 싶어서 살펴보니... 줄지어 놓으니 이건 무슨 이미지들이 유럽배낭여행코스다. 내 연초 계획이 유럽여행이었던 것도 아닌데 왜 이렇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팬시점에 가면.. 더보기
신의 품 속으로, 히말라야 트레킹 글 : 김황 여행시기 : 5/10 ~ 5/17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조지 말로리는 말했다ㅡ“Because it is there"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산을 오른다고. 세상에. 그걸 왜 올라? 산은 그냥 멀리서 바라보는 존재 아니었나? 이름난 명산을 찾아 오르기는 커녕 동네 뒷산에 등산로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고 지낼 정도로 산과는 인연을 일절 쌓지않고 지내왔다. 그런 내가 순전히 트레킹 하나만을 위해서 네팔을 찾았다는 사실이 전혀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 까닭은 ‘히말라야’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형용하기 힘든 ‘무언가’ 때문이 아닐까. 신들이 사는 땅, 히말라야. 그 곳을 올랐다. 다양한 트레킹 코스 중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오르는 길을 택했다. 통칭 ABC코스로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 벌써 .. 더보기
보이는 모든 것이 과녁이다 : 송끄란 축제 글쓴이 : 김황 여행시기 : 2013.4.13 ~ 4.15 마지막으로 물총놀이를 한게 언제였는지 기억하는지? 어릴 적 물총을 찍찍 쏘며 친구들과 웃고 장난치다보면 어느 사이엔가 무더위를 말끔하게 잊어버리곤 했다. 재미있게 즐겼던 놀이지만 머리가 점점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여름에 물총을 드는 일은 사라졌다. 나이가 들면 물총놀이가 재미 없어지는걸까? 어쩌면 ‘물총놀이는 애들놀이’라는 사회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한 번 판을 키워보자. 애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물총놀이판을 한 번 만들어보는거다. 이왕 판을 키우는거, 화끈하게 국가적인 차원으로까지 키워보자. 태국의 송끄란 축제는 매년 4월 13일에서 15일까지 사흘간 열리는1) 태국 최대의 축제로.. 더보기
프롤로그 - 여행을 왜 가느냐고? 글 : 김 황 # "여행은 왜 가는거에요?" 여행계획을 주변에 알리고 난 이후부터 부쩍 자주 듣는 질문이다. 뭔가 ‘특별한’ 대답을 기대하는 듯한 눈빛은 부록이다. 자주 듣는 질문인만큼 미리 모범답안을 준비했다가 그들의 감수성을 자극해주면 참 좋으련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 사실 내겐 딱히 여행을 떠나는 이유랄게 없으니까. '자아 찾기' 따위의 청춘내음 물씬 풍기는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평소에 여행을 즐겼던 것도 아니다. 여행에 대한 동경 정도는 갖고 있지만 딱히 남들보다 그 마음이 큰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다못해 집안의 배경이 따사로와서 맘껏 돌아다니며 놀 수 있는 처지인 것도 아니고. 여행을 가기로 마음 먹었던건 5년전, 수능을 치고 제주도로 자전거 여행을 갔을 때였다. 해안가를 따라.. 더보기
엄마를 위한 나라는 없다. 엄마를 위한 나라는 없다 글. 친절한 지선씨 친구에게 야. 니 애 돌봐봤나? 내 어제 막내 이모가 사촌 동생 맡기고 일보러 갔뿠거든. 잠시 봐주는 거고, 용돈 좀 준다카니까 좋다했지. 그냥 대충 놀아주면 되겠거니 했더만 그게 아니데. 말도 마라. 죽는 줄 알았다. 어찌나 울고 때를 쓰던지. 놀아달라고 보채고, 밥 안 먹겠다고 뻐팅기고, 엄마보고 싶다고 시도때도 없이 울고, 오줌싸가 귀저기 갈면 좀 있다 똥싸고, 잠은 또 우째 그래 안자는지……. 혼자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어가 하루쟁일 전쟁아니었나. 내는 사촌 하나 보는데도 팔다리가 쑤시더만, 여러 아이들 데리고 하루 죙일 부대끼는 보육교사들은 우째 하는지 모르겠다. 밥 안 묵겠다는 애 달래가면서 밥 먹이고 있으면, 딴 데서는 즈그들끼리 싸워서 징징.. 더보기
너란 마음 쉬운(?) 마음 - '딕싯(Dixit)'과 감성게임 너란 마음 쉬운(?) 마음 - '딕싯(Dixit)'과 감성게임 글 / 현 수 문제. 다음 그림 중 [봄날은 간다]를 연상시키는 그림을 고르시오. 이야기꾼이 '봄날은 간다'로 낸 카드는 3번이었다. 어떻게 봐도 3번 같지 않은가? 그런데 놀랍게도, K씨 1번을 정답으로 골랐다. 왜 1번이 [봄날은 간다]냐고 물었더니, K씨 왈 "(성이 날아)가고 있네." 일부러 문제를 쉽게 내어서 모두 맞출 수 있게 해 주려던 출제자는 K씨 덕분에 점수를 얻었다. 모두가 문제를 맞추면 너무 쉬운 설명이라서 출제자 혼자 점수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출제자는 환호했다. 그 출제자가 누구냐고? 그게 나였다. '딕싯'은 이런 게임이다. 우선, 모두가 손에 다섯 장의 카드를 받는다.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이야기꾼이 된다. 이야기.. 더보기
핏(PIT)으로 대동단결 글 / 현 수 "자, 여기에 지금 게임을 할 플레이어가 여덟 명 있습니다. 그리고 이 테이블 위의 카드에는 우리 플레이어의 머릿수와 같은 개수의 자원 카드들이 있습니다. 한 종류의 자원카드는 총 아홉 장이 있으므로, 이 게임 안에는 72장의 카드가 들어가겠지요? 게임의 목표는, 자기 손에 있는 여러 종류의 자원 카드를 다른 사람들과 교환하면서 백금이면 백금, 은이면 은 등 한 종류의 자원카드로만 모으는 겁니다. 먼저 다 모은 사람이 종을 치면 이깁니다." 내가 이렇게 설명하는 게임이 바로 '핏(Pit)'이다. '핏'은 내가 매주 일요일마다 진행하는 보드게임 모임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돌리는 게임이다. 우리 모임 사람들 사이에서는 '당 떨어지는 게임'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이 게임을 .. 더보기
제 5화. 섭섭해진 뉴스야 제 5화. 섭섭해진 뉴스야 아홉시. 마루에 걸려있었던 괘종시계가 둥-하고 시간을 울리면, 할머니는 이불을 깔고 뉴스를 틀었지. 그리곤 한 팔에 나를 뉘여 어깨를 토닥토닥 하며 앵커들의 그 딱딱한 발음 사이로 흘러나오던 세상 이야기를 듣곤 했었어. 나한테 뉴스는 맛없는 종합캔디 같았어. 계피맛, 박하맛 뭐 이런 거만 가득 들어있는 촌스런 종합캔디. 딱 그거였어. 그래도 그때 할머니의 토닥임이, 쪼물닥거리는 할머니 손의 주름살이 좋아서 뉴스 하는 9시를 꾹 참았던 거 같아. 작년 11월부터 MBC의 뉴스데스크가 시간을 옮겼어. 아홉시에어 여덟시로. 뜬금없이 여덟시라니? 그 한시간의 간격 속에 수 많은 계산과 이윤들을 들어가 있겠지만, 계산기를 버리고 딱 먼저 든 생각은 '섭섭해'였어. 아홉시 뉴스가 주는 공.. 더보기
제 4화 티비가 주는 최고의 힐링은 순수였어. 제 4화. 2013년 티비가 주는 최고의 힐링은 순수였어. 사람들이 티비를 켜는 시간은 언제일까?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할 때도 있겠지만, 밖에서 찌들어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달래고 싶은 시간이 아닐까 싶어. 퇴근 후,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 싶어 텅 빈 집 안 가득 티비 소리를 채워 넣는 것처럼 말이지. (뭐. 할 일없는 주말 무의식적으로 리모컨을 들 수도 있지만. 그것도 휴식이라는 이름을 붙인다면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2012년 작년 한 해 동안 티비 속의 핫 키워드는 단연코 '힐링'이었던 것 같아. 실시간 리트윗의 속도로 빠르게 달리는 사회에서 이제 티비도 구시대적 미디어가 되어버린 건 아닌가 싶네. 티비가 전해줄 수 있는 메시지가 점점 줄어들면서, 이 고철덩어리... 사람에게 .. 더보기
'베를린', 류승완, 그리고 한국 액션 영화 이영화봐Show! ‘베를린’, 류승완, 그리고 한국 액션 영화 글. 현 수 드라마는 약하지만 살아있는 액션. 폭발 장면은 아직이지만 집에서 탈출 씬과 섬광탄 시퀀스는 펄떡거린다. 8/10점.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 강제규로 시작해서 류승완으로 이어지다 : 한국 액션 영화와 ‘베를린’ 90년대의 한국 영화들은 명절 시즌이면 늘 홍콩 영화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안방자리를 내주었다. 오죽했으면 추석마다 극장에 간판 걸리는 성룡, 크리스마스마다 찾아오는 캐빈과 다이하드였을까. 그러던 것이 요 십여 년 동안 한국 영화가 눈부시게 성장했다. 이제는 외산 영화들에게 밀리지 않는 정도를 넘어서서 높은 극장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로 말이다. 이번 구정 시기를 맞추어서도 또 한 .. 더보기
여행의 시작 어쩌다보니 여행 첫 번째 여행. 여행의 시작 글. 송상 맴맴맴. 매미가 울고, 햇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의 부산. 담임선생님의 추천을 받아 여름방학에 서울의 한 청소년수련관에서 진행하는 청소년배낭여행에 참여해 부산에 왔다. 3박 4일 동안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청소년지하철배낭여행. 우리조는 에너자이조! 조 이름대로 구성원들도 엄청났다. 청소년학과라는데 체육학과처럼 우락부락한 남자 선생님, 그와는 다르게 여리여리한 여자 선생님, 우리조에만 특별히 함께한 일본인 선생님, 농구를 좋아하는 남고생 4명과 쌍둥이 자매, 그리고 얼떨결에 따라온 내 친구와 여행에 두근두근 설레는 나. 에너자이조의 부산여행 중 가장 좋았던 곳은 바로 해운대! 해운대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넓은 백사장과 파란색의 .. 더보기
시카고는 너무 멀어 - 똑똑똑. 노크 소리를 듣자마자 룸메와 나는 서로 눈을 맞추고 동시에 한숨을 쉰다. 오늘만 해도 벌써 세 번째다. 이번엔 오바마일까 롬니일까 속으로 생각을 하며 방문을 여니 아니나 다를까, 이십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금발의 대학생이 열정으로 가득 찬 눈을 빛내고 생글생글 웃으며 나에게 묻는다. - 오 안녕! 난 오바마 캠프에서 왔어! 너 이번 대선 때 투표할 거지? - 아니, 난 한국인인데?(이번엔 오바마군. 훗.) - 아, 그렇구나. 그럼 여기 룸메이트는 있어? - 응, 근데 걔는 콜로라도에서 와서 이미 예전에 우편으로 투표했어. 이쯤 되면 그냥 가도 될 법한데, 예상대로 내 룸메를 보고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묻는다. 오늘로 벌써 세번째 받는 질문에 룸메가 떨떠름한 얼굴로 오바마에게 투표했다고 하자 "오.. 더보기
4. 예쁜것과 아름다운것은 레베루가 다르다.-하 舞踊知物 - 친구야. - 응. - 어느날 니가 유명한 사람 머리통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발견했는기라. - 뭔 말이고? - 마법 같이 말이다. 남의 머릿속으로 쑤~욱 들어갈 수 있는 그런 통로를 발견했는기라. - 그런게 어딨노? 밥이나 무라. - 그래, 그런 게 있다 치고, 그런 통로를 발견했는기라. - 아, 진짜 밥묵다 뭔 소리고. - 아니 어제 영화 하나 봤거든, 그 영화가 그런 내용이었다. - 난 또 뭐라고. 뭔 영화 봤는데? - 존 말코비치 되기 - 뭐? 호랑말코? - 아니 조~온 말코비치 되기 말이다. 여튼, 니는 어떤 사람 머리로 들어가고 싶은데? - 그런 통로가 진짜 있다치면은! - 있다 치면은? - 나는 김태희가 될꺼다. - 그래, 그럼 니가 그렇지. - 왜? 김태희 같은 미인의 머릿속으로 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