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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장소&문화

[문화] 영화가 있는 마을놀이터 남산동, 꽃님 어린이공원 “영화가 있는 마을놀이터” (상영작: “소중한 날의 꿈” 애니메이션) 동일한 활동을 하더라도 무엇을 준비했느냐에 따라 즐거움이 달라지는 걸 경험한 적이 있나요? 예를 들면 등산은 싫어하지만 날씨 좋은 날, 맛있는 요리를 싸들고 산으로 올라가는 거예요. 그리고 산 정상에서 준비한 것들을 펼쳐놓고 경치를 구경하며 식사를 하는 겁니다. 한번 경험해 보세요. 아주 그냥 “신선이 따로 없네”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겁니다. 요즘 서울의 어떤 영화관은 식사를 하며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서두에서 말한 그런 종류의 즐거움을 사업적으로 잘 승화시킨 것 같습니다. 대신 이용하는데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죠. 남산동에 가면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토탈 엔터테인먼트가 가능한 공간이 있.. 더보기
[장소] 조미료 미식가 - 28세 청년이 먹어본 장전동의 4가지 면 요리 조미료 미식가 - 28세 청년이 먹어본 장전동의 4가지 면 요리 맛집에 대해 소개하려면 우선 시식자의 입천장과 혓바닥에 붙어있는 센서에 대해 말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식자가 맛을 느끼는 기본 셋팅값을 알려줘야 단맛이 정말 단맛인지, 싱겁다고 말 하는게 정말 싱거운게 맞는지를 독자가 좀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조미료 다시다를 좋아하고 조미료 맛에 길들어져 있는 28세 청년이다. 나이에 맞게 혓바닥과 입천장의 센서는 아직까지도 감도가 좋으며, 매운맛 보다는 짠맛을, 신맛보다는 단맛을 좋아하는 유아형 입맛을 가지고 있다. 이제부터 직장을 다니며 점심시간을 이용해 장전동 일대의 면 요리를 시식하러 다녔던 체험담을 들려드리려 한다. 들깨칼국수 - 홍두께 수타 손칼국수 (4인기준) .. 더보기
[장소-오륜동특집] 오륜동의 밤, 이렇게 하루가 잠이 들고 부산 장전동 지하철역 4번 출구 맞은 편 작은 마을버스 정류장. 저녁 무렵 버스정류장은 벌써부터 꺼뭇꺼뭇거리며 어둡게 날 맞이한다. 버스가 두 대밖에 안 오는 버스정류장에서 30분 간격으로 오는 마을버스를 기다린다. 해가 떠 있는 오륜동은 마치 그 옛날 낭만을 즐기는 은둔자의 낙향지이거나 유배객의 귀양지 같았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을 적마다 쌓인 옛 정취, 고적한 풍경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면면을 그대로 보존하는 힘이 있달까. 그리고 오늘은, 오륜동의 밤에 발을 딛는다. 굴다리. 굴다리 입구가 짙은 어둠 속에서 빛났다. 길이 번영로 아래로 파고든다. 밋밋한 터널길을 나트륨등이 주황빛으로 진하게 밝히고 있다. 밤의 어둠 속에서 집으로 향하는 길을 환영하는 현관문 불빛 같다. 반쯤 어둠에 잠긴 도시를.. 더보기
[장소-오륜동특집] 당신이 모르는 오륜마을 이야기 오륜마을의 추억 사람들의 앨범 속 사진에는 그 사람들이 있던 곳이 남아 있다. 사진이라는 것 자체가 귀했던 시절. 그 속에 어렵게 찾아낸 몇 장들이 추억하고 있는 오륜동의 풍경과 그 시절의 향수를 더듬어 보았다. 희애(喜哀) 할머니의 손을 본다. 할머니의 삶을 본다. 인생의 기쁨은 이랑이 되고, 인생의 슬픔은 고랑이 된다. 이랑에는 빛이 들고 고랑에는 그림자가 든다. 그런 손을 본다. 그런 삶을 본다. 글 by 현 수 희애 사진 by 현 수 * 이 기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산문화재단이 주관한 문화이모작 사업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더보기
[장소] 김민정 갤러리 내 이름으로 된 건물, 혹은 가게를 가진 느낌은 어떨까? 예를 들면 정항우 케익이나 이영숙 부띠끄를 사업체로 가지고 있는 사장님의 기분 말이다. 필자가 정항우님이나 이영숙님을 알지 못해 그들이 어떤 느낌을 가지고 가게 간판을 바라보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영숙님과 이름이 비슷한 필자의 친구를 통해 아마도 기분이 좋으리라고 어렴풋이 알고 있다. 10년 전 고등학교를 다닐 때 일이다. 필자의 친구 중에는 이름이 ‘이영식’인 친구가 있다. 유머러스한 성격 덕에 이성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그의 별명은 자연스럽게 그의 이성친구들이 지어줬는데, 그들 사이에서 내 친구 ‘영식’은 ‘영숙씨’로 통했다. 이후 별명이 사실상 이름처럼 불리던 그가 “이영숙 부띠끄” 앞을 지나갈 때, 아무도 “영식이 니 가게다~”라고 놀.. 더보기
[문화] “오륜에사심” 전시와 잔치 이야기 [ 당신이 모르는 오륜마을 이야기 ] 2012년 10월 18일 아침 밤잠을 설친 화가공동체 민들레의 신승훈은 오륜동 마을회관 옆에 있는 김민정 갤러리에서 사진들을 붙이느라 분주하다. 전날 밤도 늦도록 테이블을 옮기고 사진을 붙이고 했건만 아침까지 일거리가 쏟아진다. 열두 시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 둘 도착했다. 카메라를 든 친구, 기타를 든 친구, 앰프나 빔을 든 친구들이 속속 갤러리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개념미디어 바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과 그들의 또 다른 예술가 친구들이다. 이 젊은이들이 번화가에서 떨어진 오륜동의 김민정 갤러리를 찾은 것은 몇 개월 동안 오고 가면서 수집한 마을주민들의 사진과 찍었던 영상을 전시하고 상영하는 마을잔치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문화체육관광부, 부산문화재단, 한국문화.. 더보기
[장소-오륜동특집] 할머니가 들려주는 오륜동 옛날옛적에 -이 글은 현재 오륜본동에 거주하시는 김을남 할머니(88세)와의 인터뷰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옛날에 오륜본동이 참 아름다웠제. 논도 많고, 회동 넘어가는 저짜게 이쪽저쪽으로 논이 다 있었거든. 어느 집에서 제사 지내믄 다 와서 묵으라꼬, 동네 인심도 다들 좋았다. 길쌈하고 농사 짓고 품앗이하고 얼마나 열심히 살았노? 그라고 통새미라꼬 우물 있는데 거가 물을 암만 퍼고 퍼도 끝이 없는 우물이 있었데이. 인자 도로깔고 뭐 깔고 했는데 옛날에는 여 다 숲길 비탈길 아이었나. 인자는 버스도 댕기는데 그땐 그런 기 있나 우데. 우리 큰아들 학교 다닐라 카믄 비탈길 따라 걸어가가꼬 나가서 버스타서 여서 금정국민학교, 동래중학교, 부산고등학교 다 댕깄다. 요 나가는 다리 밑에로 비 오면 물이 차니까 그라믄 돌다.. 더보기
[장소-오륜동특집] 오륜동을 걷고 생각하다 - 오륜동 산책로 이야기 ‘갈맷길’이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부산의 곳곳을 걸으며 살펴볼 수 있는 길이 바로 갈맷길이다. 제주도의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편하겠다. 부산의 상징인 바다와 갈매기를 따서 명칭한 갈맷길은 임랑 해수욕장에서부터 가덕도에 이르는 총 아홉 코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제8코스가 오륜동을 가로지른다. 최근 부산시에서는 ‘갈맷길 700리’라 하여 이 갈맷길을 전체적으로 정리하였으며, 여기에 나와 있는 경로가 현재로는 가장 정확한 경로인 것으로 확인된다. 오륜동의 갈맷길은 오륜본동을 두고 두 방향으로 나 있다. 하나는 오륜동 새내마을로 가는 부엉산을 넘어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오륜본동을 크게 돌아가는 땅뫼산 산책길이다. 각 길의 특징을 간단하게 짚어보도록 하자. -땅뫼산 산.. 더보기
[장소-오륜동특집] 오륜동에는 라면자판기가 있다?! 오륜본동에는 없는 것이 많다. 오륜본동에 편의점이 있나요? 아니오. 오륜본동에 치과가 있나요? 아니오. 오륜본동에 커피 자판기가 있나요? 아니오. 오륜본동에 노래방이 있나요? 아니오. 오륜본동에 라면 자판기가 있나요? 네. 오륜본동에 피씨방…… 뭐라구요? 커피 자판기도 없는 동네에 라면 자판기라니? 라면 자판기를 본 적이 있는가? 컵라면이 나와서 내가 직접 물 받아 먹는 그런 자판기 말고. 자판기 안에서 라면이 다 익어서 나오는 거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몇몇 곳에 이런 라면 자판기가 있는 것 같긴 한데, 부산 시내 어지간한 곳을 다녀봐도 사실 라면 자판기를 볼 일이 없다. 오륜본동 내 김민정 갤러리 앞에 두 대의 자판기가 우뚝 서 있다. 왼쪽에 라면 자판기, 오른쪽에 칼국수 자판기가 어깨동무하여 사이도 .. 더보기
[장소] 사람을 만나는 도서관 - 금샘마을도서관 방문기 사람을 만나는 도서관 - 금샘마을도서관 방문기 우리아이들이 도서관에서 일어나고, 밥먹고, 생활하고 잠잔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단지 딱딱한 책장에 책들만 덩그러니 있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따뜻한 목소리로 그림책도 읽어주고, 이야기도 들려주고, 거기다 품에 안아서 그가 소중한 아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면, 우리 아이들은 아주 건강한 청년으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남산동에 있는 금샘마을도서관에 가면 이러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형, 친구, 엄마와 함께 이곳에 들러 독서삼매경에 빠지기도 하고,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이러한 풍경은 보통 도서관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하고는 약간 거리가 있다. 도서간 지킴이로 계시는 “열매” 선생님에게 금샘마을도서관을.. 더보기
[인물] 자유로운 영혼, 가스파드 뭘 해도 안되고, 그러다보니 비이성적이 되며 결국엔 말초적 본능을 추구하게 되는 이... 이게 남 얘기 같다고? 아니,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도! 작가 본인과 주변인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결코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작가, 가스파드를 들어보셨는가? 철저히 신상을 베일에 숨긴 채 점점 늘어가는 독자들에게 불필요한 궁금점이나 만들고 조회수를 보며 혼자 웃고 있을 그를 만나보았다. 매체에 노출되기를 굉장히 꺼려하는 가스파드는 (만화속 캐릭터처럼 못생겨서 숨는건 아니다) 옷차림부터 말투까지 모든 것이 Imnormal하였다. ※ 이 은둔형 인간 '가스파드'의 협박에 따라 그의 모습을 본지에 싣지 못함을 용서하시길... 가스파드님 반갑습니다. 이런 유명.. 더보기
[장소] 우리 동네 도서관으로 가자! - 글마루작은도서관 & 꿈자람도서관 -영주동 글마루작은도서관 & 전포 꿈자람도서관- 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일 테다. ‘도서관’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거대하고 으리으리하며 시험 기간이면 자리다툼이 전쟁처럼 치열한 그런 시립 도서관이나 대학 도서관들만이 머리에 떠오른다. 내가 들어가고 나오는 것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서는 자리를 뺏는 자일까 경계하는 눈초리 외에는 기대할 수 없다. 공무원 시험 등등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서, 서로의 독서나 공부를 방해해선 안 되는 고요를 원칙으로 하는 공간. 그것이 지금껏 내가 아는 ‘도서관’이었다. 지역에서의 가치를 위해 만들어진 작은 도서관의 정체를 알았을 때,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데에 더욱이. 그 중 두 군데에 나는 발을 디뎠다. 2011년 겨울 즈음, 운 좋게도 특.. 더보기
[장소] 카페의 독특한 믹스&매치 - 인문서원 로두스, 에코언니야, 카페 헤세이티 언제부터인가 악세사리숍에서도 미용실에서도 모임공간에서도 아이스크림가게에서도 병원에서도 커피를 팔고 있다. 커피라는 음료의 대중성은 어떤 분야에서든 믹스&매치가 가능한 것 같다. 여러 분야와 믹스&매치된 커피숍들이 많지만, 동네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커피를 파는 곳들을 소개해 본다. 인문서원 로두스 -인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은 여기서 뛰어라 로두스는 책으로 가득 찬 공간이다. 교양을 갈구하며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를 때, 로두스의 선별된 책들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로두스의 책들은 주로 고전의 재해석과 고전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책들이다. 한번 읽고 냄비받침대로 쓸 책이 아닌, 여러 번 곱씹을 수 있는 책들, 읽고 나서 토론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책들을 만날 수 있다. 주인장이 추천하는 책은 『공자.. 더보기
[인물] 사람의 얼굴, 작가 노순천 9월호 표지/ 노순천 본 적도 없는 사람에게 친밀감을 느꼈다. 작년 겨울, 경남대 근처의 한 카페 책꽂이에 꽂혀있던 작은 도록을 발견했다. 소박한 표지와 편집이 마음에 들어 한 장, 한 장 넘겨봤다. 선이 둥글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들. 아마도 '사람이다'라는 느낌이었다. 작가의 이름은 노순천. 글자에 환장하고 글자에 좌절하는 나는 작가이름과 그림이 딱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몇 점의 그림과 전시를 더 구경했다. 그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 돝섬, 마산, 2011 표지작가 인터뷰를 하기위해 태풍을 뚫고 버스를 탔다. 창원대 미술학과 대학원생인 그는 신축 도서관에 있다가 나왔다고 한다. 그냥 새로지었기에 구경하고 왔다고 했다. 대화를 오래토록 한 적도 없고 자주, 아니 가끔이.. 더보기
[문화] “너도 돼지 먹어? 나도 돼지 먹어!” 극단 코오로의 <아기돼지 삼형제> 돼지의 맛을 아는 당신에게 어린 날, 즐겨 읽던 를 기억한다. 짚으로 만든 첫째의 집이 늑대의 입김 한 방에 날아갈 때의 공포, 늑대가 둘째돼지를 찾아갈 때의 긴장감이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 어린 나는 귀엽고 약한 돼지 편이었다. 돼지를 잡아먹는 늑대가 굴뚝 속에 들어가 타들어가 죽는 장면에서 크게 안도하는 철저한 돼지 편. 하지만 동화책을 내려 놓고 식탁에 앉으면 입장이 달라지고 만다. 나는 돼지로 만든 돈까스와 햄을 늑대처럼 맛있게 먹었다. 케찹 살살 뿌린 돈까스에 군침 흘리고, 잘 구워진 삼겹살에 환장하는 나의 모습은 영락없는 한 마리 배고픈 늑대였다. 좋은 각색이 전통을 만든다 재밌는 가족극을 고를 때, 유명한 동화를 다룬 작품은 삼가게 된다. 원작의 맛까지 흐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원작이 .. 더보기
[문화] 문화시민이 되자. 탱고? 땅고! “대화, 그 이상의 매력-탱고” 기사를 발행하고 2달이 지났다. 추천을 22분이 해주셨다. 인구 5천만 시대에 22분이 추천을 해주셨다. 더욱 분발하지 아니할 수 없다. (열..열심히 하겠습니다!!) 자, 오늘은 교수님 안경을 챙겨쓰고, 손에 막대기를 하나들고 이야기를 시작할까 한다. 여자친구 있으신 남자 분들은 잘 한번 읽어보시길. 잘 사용하면 유식하다는 소리를, 잘 못해도 다식하다는 소리는 들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 글을 쓰는데는 "라로사..땅고"라는 단체의 탱고강사 아릿다님이 도움을 주셨다.) "탱고", 아니죠~ "땅고", 맞습니다~! 소사(SOSA)라는 공간에 탱고강습반 졸업공연을 보러 갔을 때 “아릿다”님을 알게되었는데,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분이 탱고를 “땅고”라고 자꾸 발음 하시는걸 .. 더보기
[장소] 문화적 삼촌이 많은 동네를 꿈꾸다 - 화가공동체 민들레 문화적 삼촌이 많은 동네를 꿈꾸다 - 화가공동체 민들레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화가 공동체 화가공동체 민들레. 금정초등학교 인근을 산책하는데 특이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온갖 상업적 간판이 넘쳐나는 도시에서 생뚱맞게 그림 그리는 사람들의 공동체라니. 여름 밤 산책에서 생긴 궁금함을 못 이기고 다음 지나는 길에 찾아갔었다. 돈 없어서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람들이 그림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장소를 내어주고 그림을 가르쳐주거나 공동작업을 하기도 한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커다란 마음의 병도 없다. 게다가 그런 마음의 병을 혼자 앓으며 끙끙거린다면 그만큼 외로운 일도 없을 것이다. 이곳 민들레에서는 그림에 열정을 가져봤거나 관심을 가진 사람이 공간이 없거.. 더보기
[인물] 대책없는 것에 대한 응시 - 작가 이여주 연애를 하면 그 대상만 확대되어 보이는 경향이 있다. 다른 것들은 잘 안 보이고 모든 생각의 차단과 시작이 그곳으로부터 시작된다. 예술가들처럼 언어를 하나 더 가진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그런 통로가 있다. 어쩌면 지독한 편견일지도 모르는 그러한 상태, 그러면서도 그 자체로 의미로 가득한 부표들을 나는 ‘우주의 얼굴’이나 ‘세계의 입’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은 학교 다니면서 노트 뒤에 습관적으로 끄적이면서 많이 그렸던 것 같고요. 건축과 들어가서 드로잉이나 그런 것들이 손에 좀 익었던 것 같고, 그냥 이것저것 그리면서 일기처럼 그랬던 것 같아요.” 일기라... 확실히 예술은 하나의 언어인 모양이다. 모국어도 아니고, 문자도 아니지만 일기를 쓸 수 있는 언어. 예술가들은 그 언어로 사고하고 표현한다. 화가 이.. 더보기
[인물] 순간의 완성을 담아내는 작가 정치성 나는 모르겠다는 말이 참 부끄러웠다. 막연히 작가는 모든 것에 능통하고 잘 알아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 배워야 할 게 한 두개인가... 도서관에서 가서 역사책을 한 권 빌리더라도 모르는 게 천지였다. 아주 막연히 스트레스만 받고 있을 때, 멘토를 찾아갔다. 그는 “많은 것을 알기보다, 하나라도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해.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서도 계속 모르는 상태로 있는 게 나쁜 거지” 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얼마나 마음이 편했는지! (그래서 나는 아직 모르는 게 많아요) 조소 공부하는 26세의 젊은 작가를 만났다. 수많은 질문을 했는데 뒤로 갈수록 “아직 모르겠다”라는 답변이 많았다. 분명 어디서 들은 말도 있을테고, 말하려면 할 수 있을 텐데 변명도 하지 않았다. 아주 진중.. 더보기
[인물] 웰컴투 장두영월드 가보자! 장두영 월드 “가능성 있다” “아름답다” “재능있다” 칭찬을 먹고 자라는 예술가. 하지만 아무리 자뻑에 능한 예술가도 자기의 재능을 확신하기 힘들다. ‘손만 잡고 잘게’ 사랑하는 오빠도 믿기 어려운 마당에 '재능'이라는 추상적인 놈을 믿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특히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자신의 싹수를 알아보는 사람이 꼭 필요하다. 누군가가 싹수를 발견해주고, 격려해주지 않는다면 싹수는 금방 고독해지기 마련이고, 시들기 쉽다. 골방에 처박히기 너무 아까운 오월, 웰컴투 전시회!를 외치며 당신에게 새파란 싹수를 들이민 작가가 있다. 바로 장두영이다. 어디 한번 가보자! 웰컴 투 장두영 월드 2012 창원아시아미술제에서 만난 장두영 작가 별명은 장교수 닉네임을 ‘장교수’ 라고 지은 적이 있다. 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