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안되고, 그러다보니 비이성적이 되며 결국엔 말초적 본능을 추구하게 되는 이...
이게 남 얘기 같다고? 아니,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도!
작가 본인과 주변인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결코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작가, 가스파드를 들어보셨는가?
철저히 신상을 베일에 숨긴 채 점점 늘어가는 독자들에게 불필요한 궁금점이나 만들고 조회수를 보며 혼자 웃고 있을 그를 만나보았다. 매체에 노출되기를 굉장히 꺼려하는 가스파드는 (만화속 캐릭터처럼 못생겨서 숨는건 아니다) 옷차림부터 말투까지 모든 것이 Imnormal하였다.
※ 이 은둔형 인간 '가스파드'의 협박에 따라 그의 모습을 본지에 싣지 못함을 용서하시길...
가스파드님 반갑습니다. 이런 유명세를 타고 계신 작가분이 부산에도 계실 줄이야. 유명한 사람은 다 서울에만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작가님 이야기를 듣기 전에 우선 하나 여쭤보겠습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작가(여기선 웹툰,일러스트레이어 등 만화가)들은 얼마나 있는지, 작가들간의 교류나 모임은 있는지, 있다면 활성화되어 있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나는 아직 이 세계에 정식으로 발을 들인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분들을 다 알진 못하지만
부산에도 꽤 많은 작가분들이 계신다. 작가분들 본인께서 원하지 않으실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어느분이 계신다고 밝힐 순 없지만, 여러 장르와 분야에 걸쳐 다양한 작가분들이 많이 계신다.
그리고 건설적인 포럼이나 자유로운 분위기의 술자리 등 정기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꾸준히 모임을 이어나가며 잘 유지가 되고 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유명한' 사람은 다 서울에만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말하죠. '누구나 성공하려면 서울에 가야하고 성공했다면 서울에 가야한다' 이 말에 가스파드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아니 별로 생각 안해봤는데... 가기 싫다는게 아니라 정말로 생각을 안해봤다.
서울 좋다. 맛있는데도 많고. 그런데 서울=성공의 공식은 너무 허술한 것 같다.
물론 서울이 지방보다 기회가 많을 수는 있다. 하지만 서울을 가면 그 기회가 나에게도
당연히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막연함들이 무섭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디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각하는 것이 먼저다. 서울을 가고 말고의 문제는
그 다음이다. 나는 서울 갈꺼냐고? 우리집앞에 닭집 새로 생겼는데 잘한다.
나는 그것을 매일 원한다는 것을 잘 자각하고 있다.
필자 역시 부산에서 활동을 하는 입장에서 가스파드의 이야기에 공감이 간다. 갓 대학 들어온 때, 그때엔 열살은 족히 넘게 차이나는 대선배들을 보면 무섭기도 하고 경외스러운 존재들이라 해야하나. 그 '대선배'들이 늘상 하는 말들이 있었다. 남자라면 ㅇㅇ해야된다, 디자인을 공부했다면 ㅇㅇ해야된다 등등... 당시엔 무슨 말인지도 모르지만 그냥 고개만 끄덕끄덕하며 우러러봤던 선배들. 하지만 그러한 보랏빛 장미같은 꿈만 쫒아 밀림에 내던져진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남들이 이래야 한다고 하니까, 주위에서 머라고 말하고 지켜보니깐 그렇게 해야겠구나... 이런 것보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각하고 그것을 얻기 위한 길을 걸으면 그것이 '성공적인 길'이 되도록 해야되지 않겠는가.
참고로 나도 닭을 매우 좋아한다. 그러고보니 내 사무실 근처에도 맛있는 닭집이 많군...흐흐.
가스파드님은 얼마전까지만해도 서울에서 남들처럼 직장생활을 했던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하여 부산에 돌아왔는지?
별 이유 없다. 못 돌아올 것도 없으니까 온거다. 내 개인적으로 보자면 그렇고
사족을 덧붙이자면, 이미 집을 떠나 각자 자리를 잡은 형들에 비해
나는 아직 자유로운 편이라, 내가 부모님 가까이에 더 있어드리고 싶다.
그리고 우리집앞에 닭집이 새로 생겼는데...
구구절절 자기 방어적인 이유들보다 이런 솔직하고 시원한 대답이 어찌나 반가운지, 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해본 적은 없지만 서울에서 몇년 구르다 내려오는 이들은 말한다. 서울은 복잡하다, 인정이 없다. 이제 배울만큼 배웠으니 내려와서 하겠다... 등등. 하지만 뻔한 그 말들보다 가스파드의 '닭사랑'이야말로 정말 돌연변이 신인류 선천적 얼간스럽고 무척 와닿는다. 나도 닭 좋아한다고 맞장구치고 싶었지만, 그의 귀향의 이유를 그만의 가치로 보존해주기 위해 잠자코 있었다.
<Buddha> <Cowboy>
이제 작품 얘기를 좀 해보자. 네이버웹툰 '선천적 얼간이들'을 보면 작가의 학창시절이 언뜻 보이는데, 등장 캐릭터들은 실존 주변인들을 모델로 한 것인지?
모두 실존인물들이며, 실제 그들의 주변사람들은 다 알아볼 정도로 똑같이 담아내려 노력한다.
그리고 표현 되고싶은 동물의 종류나, 이름은 본인의 의견을 100% 반영한다.
물론 '나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백호에 이름은 볼프강 알렉산더 라인하르트 3세'같은
빛나는 요청은 무력으로 제압한다.
가스파드가 워낙 신상을 밝히고 싶지 않아해서 조심스레 꺼내보는 말인데... 가스파드는 필자의 선배이기도 하다.(소속은 밝히지 않겠다) 그래서 이 작품에 엑스트라로라도 좀 출연시켜주면 안되겠냐고 부탁해보고 싶었지만 행여나, '니가 머라고' 이러면서 난 단지 스쳐가는 인연 중의 하나에 불과하였고 그렇게 거절당한다면 더이상 인터뷰가 진행이 안될 것 같아서 차마 입에 담지 못했다. 이래저래 말 섞어보고 싶은 것들이 있는데 장벽은 높았다.
답변하는 그의 어투만 봐도 다른 말이 끼어들 틈이 없어 보이지 않는가.
선천적 얼간이는 철저히 가스파드 본인과 주변인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작품을 본 모두가 배꼽잡고 웃는 것 같다. 그래서 말인데... 물어보는 나조차도 손발이 오글거리는 질문이지만, 작품이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데 그 이유를 스스로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먼저 이런 영광스런 질문을 받을 수 있게 만들어 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하지만 그 이유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생각해보지 않을 것이다.
아직 이 질문에 대답을 함으로써, 인기 좋은 작가라는 평가에 수긍을 하면 안 될 것 같다.
물론 직업상 인기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만화를 그릴 때 만큼은
인기를 위한 노림수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순수한 상태로 임하고 싶다.
물론 주시는 관심과 사랑 하나하나 기억하고,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하지만 그에 따라붙는 오만함도 엄격하게 자제하고 싶다.
화장하면 사리 몇개 나왔는지 비석에 적어달라.
(오만함을 자제하고 싶다면서 화장하면 사리가 나올 것이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의 출처가 무엇인지 반문하고 싶었으나 순탄한 인터뷰를 위해 내 입을 스스로 틀어막았다)
주1회 웹툰 연재외에 자유활동으로 틈틈이 직장인밴드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아는데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 부업활동은 무엇이 있는지?
직장인밴드라고 하니 뭔가 되게 사회적 기반이 탄탄한 사람들 처럼 들린다. 우리 거진데...
우리는 생각보다 꽤 진지하게 음악을 하고 있다. 물론 형편없다.
다들 음악적 배움에 족보가 없어서 쓰레기같다. 그래도 진심으로 하고 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달라.
하긴 그 점수 받으면 뭐하나. 10000점 넘으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네이버 웹툰 활동외에도 나는 이런 개소리를 정력적으로 하고 있다.
거짓말하지말라. 노출을 꺼리며 은둔하는 분이 어디서 무슨 Dog Sound를 하고 있단 말인가, 이왕 말 나온 김에 앞으론 자주 대중 앞에 나와 Dog Sound를 들려달라. 많은 팬들이 환영할 것이다.
......
(그는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쭉...)
<JagerBombRules>
<선천적 얼간이들의 콘티>
최종 작품이 아닌 콘티를 공개해주신 가스파드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
가스파드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gasfard
선천적 얼간이들 네이버 웹툰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478261
네이버에서 '선천적 얼간이들'을 검색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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