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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장소&문화

<Frozen> - 그림자는 내 몫이다. by 마틴 성장통이란 말을 곱씹어보자. 왜 성장하는 일은 빛나는 기쁨만일 수 없이 고통스러울까? 나아가 고통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는 말인데, 그 이유는 뭘까? 엘사는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드는 재능(gift)를 지니고 태어났지만, 이 재능은 또한 저주(curse)와 같다. 엘사는 놀다가 그만 여동생 안나를 다치게 하고 만다. 놀란 부모는 "일단 숨기라(Elsa! conceal, don′t feel!)"고 조언한다. 아직 자신을 조율할 수 없어 스스로를 다치게 하기 때문에 그 위험을 막기 위한 미봉책이지만, 그리하여 발생하는 것은 갇힌 자아라는 '그림자'다. 독일의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이 '그림자'에서 자신의 이론을 정초해나간다. 성장한다는 말은 집단 문화가 수용하는 것과 수용하지 않는 것을 가려내.. 더보기
산복도로 맛집 탐방 할머니께서 정성스레 차려주시던 그 밥 초량동 밥집. 진미 식당 어릴 때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책가방을 던져 놓고 친구들과 정신없이 노는 게 일상이었다. 그렇게 지칠 때까지 놀다 해 질 무렵 골목길로 들어서면 보글보글 된장찌개 끓는 냄새가 나고 송송송. 뚝딱뚝딱. 도마 소리가 들렸다. 이제는 늦은 퇴근. 길 집으로 돌아올 때면 두부, 호박, 감자, 양파, 집된장 넣고 끓여 낸 구수한 된장찌개, 호박나물, 오이소박이, 멸치볶음, 장아찌, 배추김치, 생선구이. 엄마가 한 상 차려냈던 저녁밥상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던 옛 기억이 나곤 한다. 그렇게 집 밥이 그리운 날이면 진미 식당을 찾는다. 집된장을 넣고 끓인 찌개와 소박하고 정갈한 가정식 반찬, 그리고 많이 먹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고봉밥.. 더보기
4부두에 마메탄 사러간 이야기 근대 산복도로 새댁들의 일탈기 4부두에 마메탄 사러간 이야기 주 연 : 김남이 어르신(초량1동) 보조출연 : 미옥 통장님 ( ) : 구어체를 감안, 보충 설명. 예전에 4부두로 마메탄을 사러갔지. 부두 구석에다가 딱 만들어놓고 팔았어. 정식으로가 아이고아니고 예전에 석탄차가 오잖아. 그러면 석탄가루가 막 떨어지고 하면 전부 그거를 주워다가 마메탄 만들어 팔면 우리가 그거를 사곤 했지. 어느 날 사가지고 오는데, 미군 둘이가 총을 들고 우리한테 오는 기라. 그래가 무서워 가지고 뒷걸음질을 치다가 내랑 같이 간 아는 좀 야무치 노이께네야무지니까 머리에 잘도 이고 오는데, 나는 어바리얼뜨기 같아노이 뒤로 구부러졌어. 그래 그거를, 마메탄을 다 쏟아가지고 그걸 주워 담고. 옆에서 우짜겠노 하는데 누가 내라주야내.. 더보기
아픈 사람들의 사랑방, 수정 2동 시민약국 김윤경 오래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곳, 오랜 이야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을 찾고 싶어서 무작정 수정시장으로 향했다. “이 근처에 오랫동안 사람들이 찾는 곳 없나요?” 쉽게 답을 찾지 못할 것 같던 두루뭉술한 나의 물음은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다. “오래된 곳? 있지. 시민약국! 일제시대 때부터 약국하던 곳인 데 거기 한 번 가봐~” 두세 분 더 물어봐도 답은 똑같았다. ‘시민약국.’ 이 동네 사람이면 시민약국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지, 길 또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1969년부터 지금까지, 산복도로의 이야기를 간직한 시민약국을 만나보자. 언제부터 산복도로에서 약국을 하셨나요? / 69년부터 했지. 그 때는 이 동네에서 이 집만 기와집이고, 다른 집들은 다 하꼬방(천막치.. 더보기
바람의 노래를 듣다 - 이내 1집 [지금 여기의 바람 O Vento Agora Aqui] 리뷰 >> 글 : 현 수 >> 사진 제공 : 이내 생각다방 산책극장, 그리고 이내 2011년 7월 17일, 부산의 골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좁은 미로 골목 어디메에 있는 허름하고 고적한 주택이 생각다방 산책극장(이하 '다방')으로 태어났다. 공간을 꾸민 거의 모든 것들이 주워온 것들이었다. 이내와 친구들은 두 달 여의 '공사놀이'를 통해 이곳을 만들었다. 다방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청년들의 쉼터였다. 얽매이지 않은 채로 세상에 대해 적당히 반항하고 혹은 적당히 내려놓는 일들로 그들은 공간을 채워갔다. 그러던 중 2012년 5월부터 7월까지 다방 친구들이 모두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순례길에서 그녀는 사랑에 빠졌다. 그것이 그녀가 2012년 12월 포르투갈로 떠난 이유이다. 1년이 .. 더보기
피나 안 in 부산 by 김현지 몇 달 전부터 친구 재한은 춤을 추러 다닌다고 했다. 그 때가 한 9월쯤이었다. 들은 바로는 어떤 시민창작예술 프로젝트 정도로 알고 있었다. 재한은 모임에 나올 때마다 간혹 피나 안 공연준비 이야기를 했었다. 평소 그대로 침착한 투였지만 즐거움이 담긴 말투였던 것 같다. 재한의 두 번째 공연이 있는 토요일, 어느 청소년 프로그램의 마지막 파티에 갔다. 그곳에서 지역 뮤지션들이 청소년들을 위해 노래하는 흥겨운 무대를 보았다. 그곳에서 매력적인 여성 보컬의 노래를 듣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엘아이지 아트홀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무대 사이드석은 이미 꽉 차있었고 전편 좌석은 반 정도 차있어 중간쯤에 앉았다. LIG 아트홀의 무대는 공연에 맞추기 위한 세팅을 항상 고민하는 느낌이 든다. 팜플렛을.. 더보기
[문화] 맛없는 김치는 없다 by 마틴 곳곳에서 김장김치 십시일반 해주시니 감사의 념 가득하다. 동서고금 '신'은 태양이다. 태양이 없으면 만물의 생명이 주검이 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은 우리네만은 아니었다. 미트라도 아폴론도 라도 태양신이며, 주몽과 람세스는 태양의 아들이다. 고추는 오벨리스크-태양빛이 내리쬐는 광선-이며, 태양의 아들이다. 태양신은 황소로 변신하여 땅을 갈고, 땅은 태양을 받아 배추딸을 낸다. 12월 22일 동지는 태양이 죽는 날이며, 태양...은 3일간 죽어있다가 다시 첫 해로 태어나는 데, 그게 25일이다. 태양이 부활하는 날, 다시 삶이 시작할 수 있게 되는 날을 기념하는 것은 기독교보다 오랜 전통이다. 기독교는 창의적이라기보다, 정합적인 종교, 고대종교들의 종합이었다.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신일이 아니라, .. 더보기
있어도 보이지 않는 시장에 대하여 글, 사진 : 박진명 motwjm@naver.com 도대체 이노무 동사무소는 어디에 붙어 있단 말인가. 예전에는 어디어디 시장이라거나 동사무소 근처라고 하면 꽤 친절한 안내였겠지만 요즘은 무슨 은행이니 프렌차이즈 다방이니 하는 곳이 표지판을 대체한지 오래다. 요즘 시장은 대로를 빗겨 어느 귀퉁이에 있기 마련이어서 그 동네 사람이 아닌 경우 찾기가 쉽지 않다. 건물을 뚫고서 보는 투시력이 있다면 모를까 시장은 영 뵈질 않는다. 유명한 관광지의 시장은 어떤가. 해변을 따라 높은 건물들이 즐비한 광안리나 해운대의 시장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곳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적지 않게 그 주변을 적잖이 오간 사람도 시장이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광안리 근처의 시장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광안시장,.. 더보기
MAY I see you at ELEVEN? - 오월 열한시 앨범 리뷰 글.사진 >> 현 수. MAY I see you at ELEVEN? 부산 동래 복천동은 부산 사람들도 잘 모르는 부산의 외지 중 하나다. 부산 곳곳에 있는 산동네들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도시가스도 되지 않는 곳에서 지하수를 받아마시며 살아가는 곳이다. 하지만 여타의 산동네들과는 다른 특징이 있으니, 이 지역에는 고분이 있다는 것. 삼국시대로부터 지금까지 내려온 복천 고분에는 푸른 풀들이 자랐다. 이곳에 거주 중인 전상천(마틴)은 여기를 아주 좋아한다. 고분을 덮은 새파란 풀들을 보며 그는 말한다. "죽음에서 생을 길어올리는 풀들을 보면서 기운을 얻어." 미국, 호주, 런던, 파리, 중동, 네팔 등 여러 나라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온 마틴은 최근 부산에 정착했다. 복천 고분이 정면으로 .. 더보기
<더 뺀드 부산. 백현진 +정차식> F(x)= 더 밴드+더 밴드= 더 뺀드? 글 : 정 현 나는 수학을 좋아한다. 미적분이니 수투니 좀 더 깊이 들어가면 머리 아파질 수도 있지만, 서로 다른 값들이 모여 뭉쳐 새로운 값을 만들어 내는 게 좋았다. 사실 어렸을 적에는 싫어했던 것도 같은데 좋아진 건 중학생이 되어 함수를 배우고 나서부터다. 수학선생님은 함수가 마술상자 같은 거라서, 상자 속으로 집어 넣었던 것들이 ‘뿅’ 하고 다른 것으로 바뀌어서 나온다고 했다. LIG의 더 뺀드 기획도 나한테는 거대한 마술상자 같은 거라서, 서로 다른 듯 같은 밴드 둘이 모여 ‘뿅’ 하고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 내는 것을 지켜본다는 게 약간 설렜다. 백현진과 정차식. 둘이 묶어서 생각해보니 왠지 이름들도 수학공식 같달까.[1] 이렇게는 말하지만 사실은 둘 다 별로 나랑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다. 남들.. 더보기
웃픈 밴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글 : 김윤경 ‘우울한 노래는 딱 싫다.’ 학창시절 나의 MP3는 하나같이 밝고 달콤한 노래로 가득했다. 스윗소로우를 가장 좋아했고, 발라드도 여자들의 한이 서린(?) 노래보단 부드럽고 속삭이는 듯한 남자 목소리의 노래를 좋아했다. 노래방에 가서도 여자 발라드로 뽐내는 친구들과 달리, 네미시스의 솜사탕을 흥을 잔뜩 실어 부르곤 했었다. 친구가 말했다. “니 노래엔 단내가 나....” 단내나는 내 노래들에 슬슬 질려가던 무렵, 평소 노래를 많이 알려주던 후배가 ‘누나 이 노래 한번 들어봐. 신세계일거야ㅋㅋㅋ’하고 추천해준 노래가 있다. 이름부터 신세계인...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알앤비.’ 노래 속 주인공은 그 동안 1)‘개 멋’에 취해 청춘을 소모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더 이상 인디밴드를 하지 않겠.. 더보기
계란장수의 계란을 사는 사람은 누구일까? - LIG 더 뺀드 공연 후기 글 : 정종우 - 계란이 왔어요 어쩌다가 쉬는 평일 낮, 계란장수가 집 앞을 지나갈 때가 있다. “계란이 왔어요. 싱싱하고 맛있는 계란이 왔어요.” 얼마 전 있었던 ‘더 뺀드’의 공연소식은 그렇게 계란장수를 만나듯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공연이 무료란다. 우리 동네에서 계란을 그렇게 무료로 나눠줬으면, 설거지 하고 있던 아줌마부터 시작해서 어제 계란을 샀기 때문에 당분간은 필요 없는 아줌마까지 너도나도 우루루 계란을 받으러 나왔을 거다. 우리 지역의 인문학 관련 단체나 글쓰는 모임등에 “공연”이 왔어요라는 음성이 한차례 지나갔다. 무료라고까지 했다. 그런데 계란 한 판보다 인기가 없었던 것 같다. 그날 저녁 알바가 있어서, 친구와 선약 때문에, 야근에, 교회에 가야 돼서… 등 이유가 참 많았다. .. 더보기
[문화 - 서동특집] 계란만두 ING 어릴 적에 학교 담 넘어 군것질을 해본 적이 있으세요? 여느 학교나 그 주위에는 인심 좋은, 혹은 까탈스러운 이모가 있는 분식집이 있었지요. 그런 곳들 중엔 문구점을 겸하면서 떡볶이, 오뎅을 파는 곳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살던, 지금도 살고 있는 서동에는 더 특이한 분식집이 있었습니다. 밀가루 반죽을 널찍하게 깔아놓고 그 위에 이리저리 엉킨 당면, 그리고 조금 살짝 익어가기 시작하면 탁 탁 쭈욱~ 계란 한 알을 터뜨려놓아 옷을 입혀서 만들어내는 1,000원짜리 음식. 매일 점심시간 혹은 해질 무렵엔 교복을 입은 채로 몰려와 이 부침개 비슷한 것을 먹으려는 학생들로 북적대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동네에서는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이 고등학교 앞에서만이 아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아줌마 할머니들로만 .. 더보기
[장소-서동특집] 멀고 가까운 10년 여 만에 찾은 서동은 그간 간판 몇 쪽이 바뀌었다. 여러 채, 새 집이 올랐고, 시장에도 댓 군데 새 점포가 들었다. 하지만 오밀조밀, 얽히고설킨 마을의 풍경은 여전하다. 담벼락을 발라놓은 세멘 자국, 벽돌의 질감이 생생하게 가까웠고, 저녁이면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부엌의 훈기를 맞을 수 있었다. 29번 버스를 타면 갈짓자로 둘러둘러 이십 분. 한달음이면 닿을 거리. 그러나 가깝지만은 않은 것은 그 고갯길을 넘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가깝고도 먼 곳. 나에게 서동은, 고개를 넘어야 만날 수 있는 마을이었다. 고개 이쪽은 그동안, 도로가 넓어지고 집과 집 사이가 멀어졌다. 사람들은 각자의 이상을 찾아, 보다 빠르고 더욱 큰 도시를 만들었다. 저마다의 이상은 부풀어 올라 마천루가 되었고, 서로 다른 .. 더보기
[장소-서동특집] 서동, 아니 동상동 이곳의 현재 행정구역의 이름은 서동이지만 서동을 좀 안다 싶은 사람들에겐 '동상동'이 더욱 익숙하고 지금도 훨씬 자연스럽다. 나는 그 동상동, 더 자세하게는 89번 버스종점 근처에서 살았다. 서동 유치원, 서동국민학교를 거쳐 구월산과 윤산을 넘나들며 통학했던 부곡여중, 그리고 금정여고까지,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서른이 되어 결혼하기 전까지 동상동은 나를 키웠던 곳이다. 지금은 도로와 건물로 들어찼지만 그 시절 내게는 너무나 넓던 89번 종점 공터. 89번 버스 한 대의 지분을 가진 차주의 딸인 덕에 세차하고 정비하고 운전했던 아버지의 일터 바로 옆이기도 했던 그곳에서 공차기, 시마 차기, 오잠이, 고무줄놀이…… 외기도 힘들 만큼 온갖 놀이들을 했었다. 그 시절만 해도 유치원을 다니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경.. 더보기
[장소-서동특집] 서동 일러스트 - 전깃줄 위 집, 별 그리고 달 밤이 되면 가파른 언덕 겹겹이 올라간 집들에 하나 둘 달빛이 닿는다. 달빛이 닿은 집들마다 노랗게 물들어 언덕 아래서 위로 번져간다. 오르던 집들은 전깃줄에도 걸려 서동의 밤하늘에는 달빛도 별빛도 집집마다 밝힌 불빛도 가깝다. illust - E.U.jin 더보기
[인물] 경계에 핀 꽃들의 동행, 소설 '빠쓰정류장'의 작가 김비를 만나다 작가 인터뷰 경계에 핀 꽃들의 동행, 소설 '빠쓰정류장'의 작가 김비를 만나다. 글. 친절한 지선씨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다보면 많은 단어와 문장들과 함께 감정들이 오간다. 그 말들을 통해 서로를 이해했다고 생각한 뒤 다시 만났을 때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생각을 확인하면서 당황한 경험이 한 번쯤 있지 않은가? 그때마다 나는 언어가 너무나 불분명하고 모호하다는 점과, 말이 입 밖으로 나가는 순간 그 의미가 퇴색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좌절감을 느끼곤 했다. 우리는 서로를 완전히 이해해야만 하는 것일까? 완전히 이해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을까? 김비 작가의 ‘빠쓰정류장’이라는 소설은 우리들에게 ‘가능하다’고 말한다. ‘빠쓰정류장’은 죽음과 삶의 경계에 있는 사람, 남성과 여성의 경계에 있.. 더보기
[문화]너희들 고기, 어디까지 먹어봤니? <P짱은 내친구> 얘들아! 지난 주말에 머 먹었어? 혹시 돼지고기를 먹진 않았니? 난 먹었는데.... 오랜만에 온가족이 모여서 함께 먹으니까 참~ 맛있더라구. 그런데 너희 개고기는 먹어본 적이 있니? 난 있는데... 딱1번..개고기가 아닌 줄 알고 속아서 먹었는 데! 쫄깃....하....뭐? 싫다구? 이상하다구? 그럼 왜 돼지는 괜찮고 개는 안될까? 우리 오늘은 를 보면서 함께 고민해보자꾸나. 는 일본의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영화야. (첫 장면에 돼지가 빵빵한 엉덩이를 씰룩씰룩 흔들며 교실을 향해 걸어가는 데, 어찌나 엉덩이가 토실토실한 지! 정말 돼지는 돼지구나 싶더라니까? 무튼. 우리의 토실토실) P짱은 신입선생님이 6-2반에서 키우는 돼지인 야. 선생님은 ‘사람은 살기 위해서 먹어야 하는 데, 생명을 먹는다는 것을.. 더보기
[문화] 가마골소극장에서 <미스 쥴리>를 만나다 중세적 질서 속에서 자아 찾기, ‘미스 쥴리’ 부잣집 딸인 쥴리는 남편과의 파혼을 맞고 폐인처럼 되어서 집안의 하인들과 어울려 노는 기행을 벌인다. 하인들은 그녀를 미쳤다고 하면서도 자신들보다 지위가 높기에 복종하고는 있다. 그중 출세를 꿈꾸는 야심가인 하인 장과 쥴리가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되고, 사랑으로 유혹한 장의 실체를 간파하면서 쥴리는 목숨을 끊는다. 언뜻 보면 지극히 중세적 신파로 보이는 내용. 그러나 이 이야기는 복종과 상실감을 심리의 기반으로 둔 한 여인의 자아 회복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쥴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남자로 크기를 바라는 어머니와 그렇지 않은 아버지 사이에서 이중성을 획득하며 자라났다. 그렇다고 그녀에게 남성성이 강하지는 않다. 남편에게 복종해야 했던 모친의 우울증의 .. 더보기
[인물] <미열>윤은미 언니에게 묻다! 토요일 밤에~ 바로 그 밤에~♬ 세 권을 군고구마 봉투같은 서류봉투에 담아 언니를 만났다. 의 온기처럼 따뜻한 의 편집자 윤은미 씨를 만나보자. ◆ ‘우리가 원하는 진짜 이야기’ 이 나오기까지. 문) 첫 호가 발간되기까지 고열의 과정을 거치셨을 것 같은데요? 답) 구체적으로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다만 잡지라는 형태를 너무 좋아하다보니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그때 곧바로 이라는 지금의 형태를 생각한 건 아니지만,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을 쌓으면서 사람만큼 재미난 세계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는 동안 직장을 다녔고 그만뒀고 사랑도 하고 이별도 했어요. 모든 것이 사막처럼 건조했어요. 도망치듯 여행을 떠났어요. 어쩌면 제 인생에 가장 큰 반항이 아닐까 하는데요. 두 달 여행간다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