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장소&문화 썸네일형 리스트형 [인물] 정호의 진화 정호의 진화 초등학교 1학년짜리가 동네 누나를 불러 세운다. 누나의 초상화를 그리겠다는 거다. 그냥 스쳐 지나가기에는 스케치북 든 여덟 살 눈빛이 사뭇 진지하다. 무시할 수가 없다. 슥슥 스케치를 하더니 한참동안 그림을 그린다. 하릴없는 동네 아지매들의 입이 꼬마의 스케치를 거든다. “아이고, 똑 닮았네“ “잘 그렸다!” 꼬마는 시간이 날 때마다 그림을 그렸다. 혼자 집에 있을 때마다 방바닥에 배를 붙이고, 방바닥이 따끈해질 때까지 그림만 그렸다. 왜 그림을 그려야 하는 지도 모르고, 그냥, 무심히... 스케치북을 든 여덟 살의 정호. 그가 서른 한 살이 되었다. 작업실 겸 카페에서, 화가 정호 나는 왜 그림을 그리는 가 항상 하고 있는 질문이다. 언제든 결론이 안 난다. 목적 없었던 그리기 어릴 때부터.. 더보기 [장소] 네네~ 여기는 "문화공간 예예" 바뀐 주소가 익숙하지 않다. 몇 번의 고지를 받았는데도 거리의 이름들이 들어간 주소는 생소하다. 오늘 걸으면서 매일 지나다니던 거리 이름을 확인했다. 금정로. 장전역 1번출구 앞의 도로 이름이 금정로다. 나의 보금자리인 ‘생활기획공간 통’과 지난 번 소개했던 ‘갤러리 소라’가 이 금정로에 있다. 그리고 이 거리에 또 하나 문화공간이 문을 열었다. 문화공간 yeye. ‘yeye’ 입구를 내려가면 작은 소극장이 펼쳐진다. 곳곳에 만들어진 인형이 있고, 또 새로운 소품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재료들이 눈의 띈다. 인형극 및 그림자극을 할 수 있는 무대와 조명장치가 있고 색색의 의자는 즉석에서 어린이들과 부모님들이 관람할 수 있는 객석이 된다. 인형 뿐 아니라 공간의 내부를 꾸미는 것도 사업단의 선생님들이 직접 .. 더보기 [인물] 뭐가 되는 게 그렇게 중요해? DJ '신명식' "정말 사람마다 재능이란 게 다 있는 걸까? 만약 내 재능이 알고보면 코파기나 발톱깎기면 어쩌지? 그럼 나는 뭐가 될까"" 대학 시절, 그림 그리는 친구가 던진 질문이다. 나는 '사람마다 다 밥벌이할 재능은 있지 않을까...'하고 대충 얼어무리고 말았다. 그 때까진 뭐가 되는 게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졸업 후에 그 질문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그럴듯한 뭐가 된다는 건 뭣처럼 어려웠다. 대학을 입학하며 끼와 재능을 조금은 인정받았다 생각했고 당연히 재능이 곧 직업으로 이어지리라 믿었다. 하지만 웬 걸. 졸업 후에 나를 작가로 반겨주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나는 사회의 부속품이 되기 위해 이력서를 들고 발로 뛰어야 했다. 꼭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랄까. 나는 서서히 '재능'이라 믿었던 그것을 .. 더보기 [문화] 대화 그 이상의 매력 - 탱고 [부산대앞 SOSA] 라로사 탱고 1기 졸업공연 감상 - 26일 늦은 시간에 열린 라로사 1기 졸업공연을 보러 다녀왔다. 라로사의 공연을 보러 가야겠다고 마음먹은건 행사가 시작되기 약 1시간 전이었다. 결정을 못하고 계속 고민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그때 공연보러가자는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전지식은 없었다. 그리고 결정은 즉흥적이었다. 라로사는 장전동에 있는 춤을 가르치는 단체이다. 춤의 장르는 탱고, 라틴인데 사실 나도 잘 모른다. 그림쟁이인 나에게 탱고, 살사, 라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뭐냐고 물어보시면, 나는 "정열" 이라고 짧게, 단어로 대답하겠다. 그 이유는 이 춤의 장르에 대해 워낙에 아는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춤 자체가 남녀가 사랑의 대화를 나누듯 가까이 붙어서 한번씩 "오레!.. 더보기 [인물] 순간의 힘을 믿어요 -사진 찍는 권하형 오월 표지 작가 권하형 (1989~ ) 이상하다. 인생은 동영상인데, 추억은 사진처럼 남는다. 혹시 머릿 속도 용량이 정해져 있어서 기억을 압축파일로 간직하려는 걸까. 만약 지나간 인생의 모든 사실과 시간을 저장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 부딪혔던 첫 키스, 학창시절의 찌질함까지도 모두 재생 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사람이 망각의 동물인 것이 불행이기보다 다행이지 않을까. 모든 생명은 진화를 하고, 인간 역시 유리한 구조로 살아남았다. 그렇기에 인간은 부끄러운 진실 대신 두꺼운 망각을 입은 게 아닐까. 동영상의 재생이 아닌 정지된 순간의 장면을 기억하는 인간에게 사진은 시간을 각성하게 만든다. 여기 결정적 순간을 쫓는 사람이 있다. 오월 표지작가, 사진 찍는 권하형이다. 나는 4학년이다 요즘 사진학과 졸.. 더보기 [인물] 당신의 대서사를 따라가 - 만화가 정청 노출이 많다고 선호도가 높았다. 바싹 2호의 표지그림은 춤추는 여인. 이 그림을 그린 이는 32세의 정청. 팝아트적 분위기가 난다 했더니 만화를 그리는 작가다. 인터뷰 약속에 늦었더니 그 새를 못참고 그림을 주변의 사물을 그리고 있었다. 모름지기 언어를 하나 더 가진 사람들은 막간을 그 언어로 채운다. - 학교 다닐 때, 수능친 뒤 봤던 “애플시드”, “무한의 주인” 이런 만화 속 그림의 강렬함이 아직도 기억나요. "해와 달"이라는 김가야의 만화는 또 다른 느낌이었지요. 주인공 이름도 아직 기억해요. 백일홍. 한 번씩 돌려보던 그런 만화가 누군가의 인생을 만화쟁이로 이끌었다. 남들에게는 별 것 아닌 그림, 음악, 우연히 만난 사진 한 장이나 시의 한 구절이 한 인생을 관통하면서 만들어내는 작지만 강한 균.. 더보기 [장소] 장전상가? 장전시장? - 장전 상가시장 시장은 이야기를 품는 곳~ 이곳도 오래 이곳에서 이야기를 품었겠다 이름이 독특하다. 장전 상가도 아니고, 장전 시장도 아니고 장전 상가시장이다. 크게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지는 않지만 이곳은 부산대 인근 상가 골목 중에서 가장 이야기를 잘 담고 있는 곳이다. 대학 때 자주 가던 식당을 찾아보기 힘들 만큼 가게들이 빠르게 생겼다 사라졌지만 이 시장이 있는 골목은 그래도 예전의 가게들이 여러 개 터를 잡고 있다. 시장은 흔히 국밥골목이라고 부르는 곳에 바로 붙어 있지만 사람들 눈에 그렇게 띄는 장소는 아니다. 오래된 아파트의 지층에 시장이 형성된 것이고 길게 뻗은 3곳의 출입구가 좁고 어둡기 때문이다. 가까이에서 걷다보면 시장위에 아파트가 있다는 것을 눈치 채기 어렵다. 반대로 버스.. 더보기 [인물] 아르바이트하면서 그림을 그릴 것인가, 그림으로 아르바이트를 할 것인가 - 청년 작가 김도진 씨 동그랗고 커다란 눈을 가진 캐릭터 ‘COON(쿤)’이로 세상의 이야기들을 담아 그려나가고 있는 청년 작가 김도진 씨를 만났다. 올해 스물넷의 젊은 작가인 도진 씨는 현재 경성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에 재학 중이다. 전공은 애니메이션이지만 그가 도전하려는 일들은 펜화, 벽화, 윈도우 페인팅, 웹툰 등 그 틀을 벗어나 다양하고 자유롭다. 도진 씨와의 인터뷰를 위해 윈도우 페인팅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한 카페를 찾았다. 그는 인터뷰 도중 그 카페의 유리창을 가리켰다. “우연히 카페의 유리창에 그려져 있는 그림들을 보고 제가 직접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그 때부터 유리창에 그려야하는 특성 때문에 깔끔하게 보일 수 있는 펜화로 연습을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벽화에도 관심이 생겼어요”라고 말하는 그... 더보기 [인물] 만만한 마산삼촌들의 음악 '엉클밥' 과의 만남은 한 장의 그림에서 시작됐어. 카페에 꽂혀있던 도록을 집어들었다가 우연히 한 장의 그림에서 손이 멈췄어. 배를 묵묵하게 머리에 이고는 '내가 데려다 줄게'라고 말하는 이 남자. 순진한 얼굴로 발가벗은 채 묵묵히 걸어가는 모습이 좋았어. 첫번째 인터뷰는 바로 이 그림을 그린 이가 속해 있는 밴드 이야. 자, 이제부터 에게 "데려다 줄게" (엉클밥 리더의 그림!) 잠깐! 을 만나기 전에 가벼운 스킨쉽부터 하자구 은 마산가포고등학교 졸업생들이 뭉쳐서 만든 밴드야. 리더이자 보컬 노순천, 드럼 유찬석, 베이스 간 장, 기타 신가람. 이렇게 30대에 막 들어선 청년 네 명이서 2년 전에 만든 인디밴드지. 은 직역하면 삼촌밥이야. 그렇다고 유부남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모두 싱싱한 청년들이라구. 은 ".. 더보기 [장소] 주인 없는 공간의 실현 " 공간 초록" 글. 친절한 지선씨 현재 한국 사회에서 대부분의 조직이나, 사람들의 관계에서 규칙, 규율, 그에 따른 통제가 늘 함께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군대라고 할 수 있다. 군대는 철저한 위계서열과 규칙으로 사람들이 통제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군대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그러한 기관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데, 학교라는 장소도 거기에 포함 된다. 학교에서 만들어진 교칙으로 학생들의 학습과 행동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도 하고 통제하기도 한다. 이러한 형태의 체계 및 규율에 의해 통제 되는 것들을 우리의 작은 규모의 모임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친구간의 스터디 및 소모임, 회사 내의 회의 등등.. 그렇다면 최소한의 규칙과 함께 모든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모임은 가능하지 않는 것일까? 나는 사람들의 자.. 더보기 [문화]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보여주는 것일까? - ‘모네에서 워홀까지’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보여주는 것일까? -‘모네에서 워홀까지’ 대전에 이어 부산에서 지금 현재 ‘모네에서 워홀까지’ 라는 타이틀로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 미술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모네의 ‘수련’이라는 작품은 보았을 것이고 앤디 워홀은 두말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팝아트의 선구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유명한 두 미술가의 이름을 걸고 전시하는 ‘모네에서 워홀까지’. 하지만 이 두 사람만을 기대하고 간다면 크나큰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전시회는 제 1전시실의 인상주의를 시작으로 팝아트, 미니멀리즘, 그리고 현대미술까지 총 네 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져 있다. 제 1전시실에 들어가면 그렇게 기대하던 모네의 ‘수련’ 작품이 있다. 그리고 시선을 옮겨 작품들을 감상해 본다. 우.. 더보기 [장소] ‘소통하는 공공미술’-부전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 ‘소통하는 공공미술’-부전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다. 이젠 가을이 지나 겨울이 되려고 하는 지, 바람이 꽤나 쌀쌀하게 분다. 이 맘 때쯤이면 괜시리 몸만 추운 게 아니라 마음도 쓸쓸해지는 것 같아 예전에 자주 가던 재래시장을 가곤 한다. 가끔 재래시장에 들리게 되면 아줌마들의 소리, 오토바이 경적소리, 트럭 소리로 시끄럽긴 하지만 뭔가 사람다운 냄새가 나서, 바쁘게 일상을 보내다가도 ‘난 여기에 소속되어 있구나..’ 하는 안정감이 들곤 한다. 하지만 어제 들렸던 부전시장의 느낌은 뭔가 달라져 있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하고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부전시장의 입구부터 고양이들이 뛰노는 그림들이 시야를 즐겁게 만들고 있었다. 계속 길을 걸어 본다. 그 고양이들을 쫓듯이 계속.. 더보기 [문화] ‘숨은 시도’에 대한 ‘투자’? - Crowd Funding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 계절에 보답하기 위해 책을 읽고 싶은데, 점점 글을 보기가 힘들어서 고민하던 찰나, 지인의 추천으로 ‘두 여자와 두 냥이의 귀촌일기’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저자들은 4살 차이나는 선후배 사이의 여자로 그녀들이 어떻게 귀촌생활에 적응하게 되는지를 재미나게 그려내 술술 읽히는 책이다. 저자인 두 분 모두 다 디자인대학, 그리고 호주로 유학까지 다녀 온, 이른바 요즘 말하는 ‘스펙’을 다 갖춘 사람이었지만, 도시의 생활이 너무 답답하여 귀농을 선택하게 되었고 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는 농촌에서, 이 만화는 주 1회로 ‘텀블벅’이라는 사이트에서 연재하였다. 이 만화를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많은 사람들의 지원으로 책으로 출간하였다. 요즘 페이스북이나 트.. 더보기 [문화] 음악과 휴식을 선사하는 SOUND FURNITURE. 부산 청년문화 생태계 구축을 통한 문화활성화 프로젝트인 부산 회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부산대 인근에 'SOUND FURNITURE'라는 조형물들이 부산대 인근에 세워졌다. 사운드 퍼니쳐는 시민들이 자주 다니는 공공 장소에 소리를 동반한 조형물을 제공하는 것이다. 조형물을 통해서 지나다니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하고, 잠시나마 소통의 기회를 제공한다. 총 4개의 조형물이 부산대 지하철 인근에 전시되어 있는데, 세개의 조형물은 모두 'SOUND'라는 요소를 조형물과 조화시켜 보여주고 있다. 첫번째 조형물은 챙챙이 소리 악기로 검은색 동그라미를 치면 맑고 투명한 소리가 난다. 연두색의 커다란 소리반사경에다가 소리를 내면 크게 증폭시킬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소리가 크게 들리는 거리를 찾아보는 등의 놀.. 더보기 [문화] 예술가들의 열정이 가득한 거리갤러리 평소 음침하고 어두웠던 광복동 패션거리 뒷골목이 예술가들의 열정이 가득한 갤러리로 탈바꿈되었습니다. 중구청과 중구 거리갤러리 미술제 협의회가 얼마전 남포동 거리갤러리 미술제 공모전으로 20팀의 예술가들을 뽑아 10월 12일부터 뒷골목 각 구역에 벽화를 그리게 했는데요. 홀씨가 열기 가득한 그 현장을 담아봤습니다. 거리미술제가 시작한 날 현장에 방문하니 다들 벽화 스케치하느라 정신없이 그리고 있었습니다. 현장이 열기가 너무 뜨거워서 그런지 날씨가 가을이라 쌀쌀한데도 땀이 날 정도였습니다. 요즘 부산하면 떠오르는게 부산국제영화제죠. 그래서 그런지 영화 친구의 장면들을 벽화로 그리고 있네요. 한쪽 끝에 영사기도 있는 걸보니 극장에 온 느낌입니다. 그림의 고칠 부분을 지적하기도 하며 서로 의논해가며 열심히 그림.. 더보기 [문화] 100일동안 춤추고 노래하고 공연하라!! 비가오나눈이오나 100일 릴레이공연 요즘 부산대앞에 가면 볼게 많아서 즐겁니다. 그 중 재밌는 것 하나는 비가오나 눈이오나 100일 릴레이공연인데요. 말그대로 비가와도 공연하고 눈이와도 공연해야하는 정말 무서운 공연입니다. 달인이와도 100일 못채울것 같네요. 다행히 한팀이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팀끼리 돌아가면서 진행하는거라 한시름 놓습니다. 이제 50회가 넘어서 공연이 절반정도 남았는데요. 두달보름동안은 계속 신나는 부산대앞이 될거 같습니다. 공연중인 모습입니다. 매일 오후 7시반부터 라뮤타 쇼핑몰 앞에서 공연이 시작됩니다. 길거리공연이라 누구나 가서 볼 수 있습니다. 지나가다 그냥 서서 볼수 있어서 좋지만 이왕이면 공연팀에게 자그마한 도움과 기쁨이 될 수 있게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관람료를 낼 수 있게 앞에 모자라든지 통을 준비한다면..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