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친절한 지선씨
현재 한국 사회에서 대부분의 조직이나, 사람들의 관계에서 규칙, 규율, 그에 따른 통제가 늘 함께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군대라고 할 수 있다. 군대는 철저한 위계서열과 규칙으로 사람들이 통제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군대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그러한 기관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데, 학교라는 장소도 거기에 포함 된다. 학교에서 만들어진 교칙으로 학생들의 학습과 행동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도 하고 통제하기도 한다. 이러한 형태의 체계 및 규율에 의해 통제 되는 것들을 우리의 작은 규모의 모임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친구간의 스터디 및 소모임, 회사 내의 회의 등등.. 그렇다면 최소한의 규칙과 함께 모든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모임은 가능하지 않는 것일까?
나는 사람들의 자발성이 발현 될 수 있는 모임이나 공간이 구성원들에게 더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타의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보다 자신이 좋아서 하게 되는 일들이 더 생산적이다. 또한 그러한 공간이나 모임이 실현 가능하다. 그러한 공간의 실현 가능성을 공간 ‘초록’의 운영자이신 김동규씨와의 인터뷰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여기서 운영이라 하는 것은 통제라는 의미와는 거리가 멀고, 최소한의 행동을 말한다. 실제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될 행동은 삼가해야한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규칙은 존재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합의해서 공간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초록이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초록에서 사람들이 서로 잘 협력하고 공간을 잘 조율해서 쓰고 있는 모습으로부터 우리는 자율적 공간의 존재의 의의를 알수있다. 일상에서 늘 부딪치는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만이 우리의 삶의 방식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고, 협력과 소통으로서 조직이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하나의 다른 삶의 양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공간초록은 경쟁이라는 타성에 젖은 현대 시민들에게 사람들을 진정으로 행동하게 해주는 것은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몰리게 해서 적자생존의 법칙으로 남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이 묻어 나오는 자발성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발’로서 일구어낸 결과물은 규칙과 규율이 강제하여 만들어진 결과물보다 더 값지고 의미가 있기 마련이다. 초록을 포함한 대안 공간들은 그러한 가치들을 계속해서 추구하고 또 값진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공간이 현재 5년이 가까이 지속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일시적으로 그칠 공간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한 공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현재 대안 공간에 대해 매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아마, 사람들이 이러한 공간의 필요성을 반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공간 초록의 운영자 아닌 운영자이신 김동규씨를 인터뷰를 한 뒤에 그 공간의 실현 가능성과 여러 장점들을 알 수 있었고, 사람들의 자발적 행동으로 운영되는 공간들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부산에는 공간 초록 말고 다른 여러 대안 공간들이 있다. 통, 아지트, 백년어서원 등등이 있다. 이러한 공간들은 국가나 제도권들이 만들어 내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소소한 움직임의 형태를 보여 주고 있다. 주민과의 소통 또한 활성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이러한 공간들은 기존의 사회조직들이 가지고 있는 억압적인 방법, 통제적인 방법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계속해서 보여 줄 것이다. 주인 없는 공간들의 실현은 계속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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