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공공미술’-부전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다. 이젠 가을이 지나 겨울이 되려고 하는 지, 바람이 꽤나 쌀쌀하게 분다. 이 맘 때쯤이면 괜시리 몸만 추운 게 아니라 마음도 쓸쓸해지는 것 같아 예전에 자주 가던 재래시장을 가곤 한다. 가끔 재래시장에 들리게 되면 아줌마들의 소리, 오토바이 경적소리, 트럭 소리로 시끄럽긴 하지만 뭔가 사람다운 냄새가 나서, 바쁘게 일상을 보내다가도 ‘난 여기에 소속되어 있구나..’ 하는 안정감이 들곤 한다. 하지만 어제 들렸던 부전시장의 느낌은 뭔가 달라져 있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하고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부전시장의 입구부터 고양이들이 뛰노는 그림들이 시야를 즐겁게 만들고 있었다. 계속 길을 걸어 본다. 그 고양이들을 쫓듯이 계속해서 그림들을 발견하게 된다. 상인들의 상점 사이사이에 다양한 동물의 그림들이 그 상점들을 나타내기라도 하듯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있다. 길을 계속 걷다 결국 그림을 작업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알고 보니 ‘화가공동체 민들레(이하 민들레)’라는 단체에서 진행하는 벽화그리기 프로그램으로 부전시장의 2011년 문전성시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문전성시 프로젝트’란,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으로 전국의 각각 특징 있는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문화기획이나 공공예술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장과 문화 컨설팅단’이 커뮤니티를 활성화 하거나 문화콘텐츠 개발, 문화마케팅 등 문화적 방법을 통해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부전시장은 작년부터 ‘날라리낙타 부전역에 내리다’라는 주제로 이어져 오고 있다.(http://cafe.naver.com/camelplay)
작년까지는 시장통 비엔날레를 통해 부전시장을 아름답게 꾸미는 데 일조하였다면, 올해는 시장통 영화제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부전시장을 알릴 수 있는 단편영화공모제를 주최하기도 하였으며, ‘민들레’라는 단체를 통해서 부전시장의 공공예술 또한 아름답게 발전되고 있다. 민들레 측은, 지금 작업한지는 일주일 정도 되었고, 총 200작품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는 70작품 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게의 특성을 살리려고 하였으나, 대부분의 상인들이 동물을 좋아하셔서 동물을 그려주길 원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그 때문일까? 많은 상점에서는 대부분이 동물 그림인데, 그 중에서도 호랑이 그림이 정말 많다. 실제 작업 인원은 15명 내외, 현재는 벽화작업에 매진하고 있으나 앞으로 캔버스 스무 개 정도를 이층에 달게 된다고 한다. 또한 민들레 측은, ‘공공미술’의 개념에서 그저 이쁘고 아름다운 그림이 아닌 상인들과의 ‘소통’을 토대로 표현할 것이라 하였다. 올해 부전시장의 문전성시에서 ‘민들레’단체는 부전시장의 ‘소통’을 어떻게 풀어낼까? 앞으로 작업하게 될 스무 개의 캔버스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실리게 될까? 2011년 부전시장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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