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에서 워홀까지’
대전에 이어 부산에서 지금 현재 ‘모네에서 워홀까지’ 라는 타이틀로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 미술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모네의 ‘수련’이라는 작품은 보았을 것이고 앤디 워홀은 두말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팝아트의 선구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유명한 두 미술가의 이름을 걸고 전시하는 ‘모네에서 워홀까지’. 하지만 이 두 사람만을 기대하고 간다면 크나큰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전시회는 제 1전시실의 인상주의를 시작으로 팝아트, 미니멀리즘, 그리고 현대미술까지 총 네 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져 있다. 제 1전시실에 들어가면 그렇게 기대하던 모네의 ‘수련’ 작품이 있다. 그리고 시선을 옮겨 작품들을 감상해 본다. 우선 제 1전시실에서 놀랬던 점은 의외로 ‘모네’ 이외에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이 꽤 있다는 사실이었다. 너무 유명한 피카소의 작품과 호안미로, 페르낭 레제, 장 뒤뷔페,, 특히 장 뒤뷔페의 작품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 놀라웠다. ‘바스키아’ 애호가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강렬한 색채와 낙서한 듯 하지만 화가의 철학이 있는 장 뒤뷔페의 작품 역시 정말 좋아했기에 놀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 전시실로 발길을 옮겨 팝아트의 세계로 들어가면, 앤디워홀의 자화상이 맞이한다. 워홀의 자화상은 다소 의외였으나, 워홀과 함께 팝아트를 이끌었던 리히텐슈타인의 작품까지 같이 있다는 것이 팝아트 섹션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강렬한 파란색의 이브 클라인 작품이 의외로 사이드에 있었다는 점이 조금 실망스러웠다. 제 3전시실, 제 4전시실은 미니멀리즘과 현대미술을 나타내는 전시실로, 개인적으론 제 3전시실이 제일 새로웠다고 할 수 있다. 누구든지 자신이 잘 모르는 것을 접하였을 때 그에 따른 호기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제 1전시실과 제 2전시실은 유명한 화가들이 많았다면 제 3,4 전시실은 다소 생소했던 미술가들의 작품들이 많았기에 더욱 작품을 유심히 보게 되었고, 좋은 공부를 하고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모네에서 워홀까지’ 는 다소 실망이 큰 전시회였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다소 전시회가 산만한 경향이 있다. 분위기가 산만하다기 보다는 작품들의 전시가 다소 좁은 공간을 채우려는 느낌이 들어 산만한 느낌이 들었고, 두 번째로 사람들의 전시 관람 모습을 보니 그저 작품을 보며 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 마냥 계속 작품을 보며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지만 끝내 발길을 돌리고 만다. 물론 전시회 입장 전에 음성 해설기를 대여해주는 데 소정의 금액만 지불하면 작품을 보며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해설을 듣는 이는 몇 사람도 채 되지 않는다. 이 전시회를 보는 이들은 어느 정도 모네나 워홀의 애호가이기 때문에 이들의 작품에 대해서는 지식이 있는 편이다. 하지만 제 1,2 전시실에 비해 제 3,4전시실은 유명 미술가 위주이기 보다는 현대미술의 동향을 나타내는 미술가들의 작품이 많기 때문에 이 전시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하였듯이 유명인들의 작품이라고 해도 유명인들의 대표작들이 많이 보이진 않았다. 모네의 ‘수련’과 페르낭 레제의 작품 등을 제외하곤 다소 의외의 작품들이 많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전시된 작품의 미술가의 ‘타이틀’은 정말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유명한 미술가가 많다. 하지만 부산에서 이런 기회가 흔하지 않았던 만큼 유명 작품들을 기대하고 왔을 이에게는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물론 지방에서 이런 전시가 있다는 것 자체가 크다는 것은 부인 할 수 없으나, 이번에 관람하면서 아직까진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와 크게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은 사실이다. 지방의 미술애호가들이 많이 생기게 하는 방법은 미술을 접할 기회가 많아야 하지만, 꼭 ‘모네에서 워홀까지’ 전시회가 아니더라도 시립미술관의 1,2층에는 아이들을 위한 전시나 지역네트워크로 한국 미술계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전시들이 많다. 다만 그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홍보가 잘 되지 않는다는 안타까움과 유명인들의 미술에만 쫓고 있는 현재 미술의 실태가 안타까울 뿐이다.
황다영 기자(dreaming1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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