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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찬리 생존중/[ 글픽쟁이의 맵시 ] 디자인

포장과 치장사이 돈을 벌어도 쓸 게 없다. 맞다. 그놈에 물가는 더 오를 나무가 남았나보다. 꼴에 삼촌이랍시고 명절 때 조카들 손에 쥐어줄 과자 값도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곧 다가오는 추석도 무섭다. 이제는 머리들도 좀 컸다며 천원짜리는 받지도 않는다. 까까머리 꼬맹이도 기본이 만원빵부터. 사실 맞는 말이지. 고사리 손에 만원짜리 한 장을 쥐어 줘도 가져오는 건 과자 몇 봉다리니. 그래도 좋아라 사오는 과자를 조카들 먹으라고 손수 뜯어주면 펑~하는 소리와 함께 내용물을 마주하게 되는데 덩치에 비해 ‘소~박’하게 들어있는 과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제과업체들은 죄다 사기꾼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약이 오른다.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sea212?Redirect=Log&logNo=188.. 더보기
깔깔이로 대동단결 최근 국방부에서는 잘못된 언어가 병영문화를 망친다며 군대에서 사용되고 있는 몇몇 일본어, 외래어, 비속어, 신세대 은어 등의 사용을 제한했다. 그러니 앞으로 병영 내에서는 “깔깔이”라는 말도 함부로 쓸 수 없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깔깔이”라는 말을 참 좋아했기에 아쉽다. 뭐, 딱히 대단한 말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쁜 말은 더더욱 아닌 듯한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야 있었을까. 깔깔이의 어원에는 몇 가지 설이 있지만, 그중 촉감과 관련한 “깔깔이설”이 가장 지배적이다. 과거 열악했던 시절 군 보급품으로 나왔던 “방상내피”가 까끌까끌하다며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 관련된 이야기조차도 볼품이 없기는 하나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매력 하나는 일품이다. 항간에 “깔깔이”야말로 국보급 “스테디셀러” 아니냐는 말이 떠돈다... 더보기
다이어리 속 에펠탑은 이제 그만! 벌써 일년의 반이나 지났다. 이맘때쯤이면 책상 위는 연초에 힘찬 다짐을 세우며 사놓은 문구류들이나 주위에서 선물로 받은 것들로 가득하다. 책상을 정리하다보면 다이어리나 스케쥴러가 툭툭 튀어나온다. 신년 계획을 세운답시고 지난 연말에 산 것도 있고 비슷한 시기에 여기저기서 홍보용으로 뿌리는 다이어리, 스케쥴러들이 알게 모르게 내 책상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개중에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도 않고 필기를 하기에도 애매하지만, 선물로 받았기 때문에 차마 버리지 못하고 구석에 박아둔 것들도 있다. 그래도 아직까지 왜 버리지 않고 쳐박아 두었을까 싶어서 살펴보니... 줄지어 놓으니 이건 무슨 이미지들이 유럽배낭여행코스다. 내 연초 계획이 유럽여행이었던 것도 아닌데 왜 이렇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팬시점에 가면.. 더보기
간판,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출퇴근길 창밖으로 보이는 수많은 건물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곤 했다. “건물을 위해 간판이 존재하는가? 간판을 위해 건물이 존재하는가?” 번화한 도심에 가까워질수록 이런 의문은 더 강하게 든다. 두꺼운 간판 옷을 걸치고 있는 건물들을 보고 있으면 쟤들은 과연 숨이나 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답답해 보인다. 또 어찌나 자극적이고 산만한지 쳐다보고 있으면 멀미가 날 지경.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간판의 역할은 “특정 대상을 알리는 시각 표지물” 쯤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대다수의 간판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특정 대상을 알리기는커녕 보는이로 하여금 불쾌감만 주고 있으니 말이다. 사진 출처 : http://ggholic.tistory.com/1724 도시 속 거리가 주는 인상은 자리 .. 더보기
할매 Must Have Item! 파마머리, 꽃무늬셔츠, 몸빼바지, 효도신발……. 할머니들의 대표적인 패션코드. 할머니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강남에 사는 돈 많은 할머니? 아니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유학파 할머니? 아마 둘 다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저런 패션의 할매 스타일이 대부분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내적 또는 외적 요소들로 오랜 시간 누적되어온 “할머니”들의 이미지는 우리에게 “고정관념”보다는 “친숙함”으로 다가온다. “앙드레 김” 하면 순백의 화이트 컬러가 익숙하게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 할매가 입는 옷을 다른 할머니들도 입는다. 다들 그렇게 입는다. 하지만 개성 없고 촌스럽다고는 할 수 없다. 대다수의 할머니들에게 이러한 패션코드가 널리 적용되는 이유는 편리함과 경제성이라는 측면이 가장 클 것이다. 물론.. 더보기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라일락 꽃향기 맡으면 잊을수 없는 기억에 햇살가득 눈부신 슬픔 안고 버스 창가에 기대 우네 (중략) 저별이 지는 가로수 하늘밑~ 그향기 더하는데 내가 사랑한 그대는 아나 요즘 가수 오디션 및 서바이벌 TV프로그램에서 많이 불려지고 있는 노래다. 1998년에 발표된 이 노래는 여전히 사랑받고 있지만, 라일락 향기가 지금은 향긋하지가 않은 것 같다. 현대의 거리에서 시원한 가로수 그늘 밑에서 라일락 향기를 맡기란 어렵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팔랑거리는 것이 아니라 과자봉지나 전단지가 펄럭이며 오묘한 악취를 풍긴다. 노래 가사는 향기로운 꽃향기를 맡으며 떠나간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회상하지만, 정작 거리의 가로수에 나가면... 음~~ 스멜~~ 오묘한 악취를 맡으니 시험기간이면 밤샘공부하느라 감지 않은 그녀.. 더보기
여기는 부산입니다 몇일전에 일이 있어서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갔었다. 약 1년여만에 둘러본 센텀시티 거리에서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예전 출퇴근길에 한창 공사중이던 제2벡스코와 오디토리움이 (조감도에 그려져 있던 그 모습대로) 웅장하게 내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이었다. 완공된 제2벡스코는 본관과 구름다리로 연결이 되어 정말 멋진 광경을 이루고 있었다. 벡스코가 센텀시티에서 혼자 위용을 뽐내고 있었던 때가 불과 몇 년전인데, 주위의 여러 마천루들도 가세하여 그야말로 으리으리한 곳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지척의 거리에 영화의 전당, 영상후반작업시설(AZworks), 문화콘텐츠컴플렉스, KNN신사옥 등 멋진 건물들이 즐비해있다. 정말 하나같이 멋진 건물들인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인기를 독차지하던 벡스.. 더보기
파란 물탱크 줄까? 빨간 돼지 저금통 줄까? 세상에는 한 곳으로 쏠려 있는 것들이 많다. 디자인만 해도 그렇다. "이것은 이래야 하고 저것은 저래야 한다"는 고정 관념들이 많은 편이다. 물론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것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오랜 시간 "그냥, 그래왔으니까"라는 식의 관례적인 것들도 많다. 그 중에서도 "색"과 관련된 것들에 대해 한번 이야기 해보려 한다. '옥상 물탱크는 모두 파랗다' 내가 일하고 있는 사무실은 건물 5층에 있다. 건물이 높은 편이라 대부분의 주변 저층주택 옥상들이 내 시야에 들어오곤 하는데 하루는 창문을 열다 바라본 바깥 풍경이 '정말 재미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집집마다 올려 놓은 "파란 물탱크"가 너무 뻔해 보였다고 할까. '한치 예외도 없이 죄다 파란색이다. 모양은 그렇다 쳐도 색상까지 다.. 더보기
MONAMI SURVIVE 내 방, 낡은 책상 서랍을 열 때면 꼭 서랍 속에 숨어있다 데굴데굴 굴러 나오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모나미 볼펜. 특유의 볼펜 똥(?)을 온 몸 여기저기 묻힌 채, 마치 기다렸다는 듯 볼품없이 등장한다. 급히, 메모를 해야 될 때면 집 안 여기저기 숨어 있는 펜들을 찾곤 하는데 그 많은 펜들 중에 내 손에 잡히는 건 결국 이 녀석. 낡을대로 낡은 녀석은 그간 쌓인 세월의 연륜을 과시하듯 노련하게 잉크를 내 뿜는다. 1963년 생산, 판매되기 시작한 [모나미 153]볼펜은 사실, 내 어머니보다 나이가 많다. 펜 디자인으로는 우리나라 최초라고도 볼 수 있으며 프랑스어로 (mon ami, 좋은 친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름 만큼이나 우리에겐 너무나 친숙하다. 약 5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모나미 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