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친절한 지선씨
친구야!
야! 작년에 비 참 많이도 왔다 그자? 주말마다 비오고, 놀러 갈라믄 비오고 뭐 그렇노. 빨래를 해놔도 안 말라서 입고 다닐 옷도 없었다이가. 참 징한 여름이었데이. 근데 그놈의 비도 우째 하니 도움이 될 때가 있더라꼬.
니 부산 국제 영화제라고 영화 보러 온 적 있나? 부산 국제 영화제가 지난 10월달에 열렸다이가. 부산 국제 영화제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랑 지역의 영화로 세계영화의 흐름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아시아 감독, 아시아 영화들을 발견해가지고 지원해주는 그런 영화제로 알려지고 있다카데. 지금은 아시아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제로 성장 했다드라.
그 이유가 칸,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들 뒷꽁무니 쫓아 댕기는 영화제가 태반인데 부산 국제 영화제는 3대 영화제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한 영화들이 억수로 많아서라더라. 거기다가, 영화제에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그렇게 많이 참여하는 경우도 없다데? 시작한 지 16년 만에 세계에서 인정받는 영화제로 성장했다는 게 억수로 대단 한거라. 이게 다 영화제를 운영하는 종사자들이랑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있기에 된 거 아니겄나.
근데, 폐막일에 한 관계자가 이번 영화제는 영화의 전당과 시공사의 비협조로 억수로 힘들었다는 얘기를 했다더라꼬. 그래서 알아보니깐, 영화의 전당이라는 건물과 관련해가꼬 웃기고 자빠질 내막이 있더라꼬. 부산시에서 하는 짓거리들이 쪽팔려 죽는 줄 알았다이가. 영화의 전당에 들어간 주민들의 돈이랑 내 돈이 헛으로 쓰였다고 생각하니까 열 안받을 수가 있나.
영화의 전당이라는 것이 규모만 컷지 비리비리한 건물이었다는기라. 폐막일에 영화의 전당 건물이 30밀리미터의 비를 견디지 못하고 물난리가 났다데. 전문가들이 본 건물은 조악하고 난잡한 건물이었다더라꼬. 마감이 엉망이고 틈이 벌어져가지고 물이 샌 게 아니겄나. 그냥 무대뽀 정신으로 앞 뒤 분간 못하고 지었으니까 그래 된 거라. 준공 검사도 받지 않은 사실상의 불법 건축물에다가 가승인만 받아가꼬 세계인들이 오는 행사를 치른 것이라. 설계사인 쿱 힘멜브라우가 설계해서 8년 만에 지었다는 게 독일의 BMW벨트랑 쌍둥이 건물인데 부산시는 이걸 3년 만에 짓겠다고 했으니 물이 안 샜으면 그게 더 신기한 거지.
그리고 이놈의 건물 관리를 위해서 만들어진 재단의 직원들도 엥가히 해야지. 영화제를 위해서는 새빠지게 일하는 사람들을 앞에 두고 칼퇴근 해가면서 최소한으로 관리하는 일들도 안했다더라꼬. 그래서 영화제 스태프들이 청소랑 화장실 휴지 비치하는 일을 다했다카더라꼬. 재단은 영화제가 잘 진행되도록 건물 관리하고 지원해야지, 저거들보고 영화의 전당의 건물 주인행사하라고 시켜준 거는 아니지 않나. 김승업 영화의 전당 대표라는 사람이 영화제 개막실날에 레드카펫을 밟고 여유롭게 왔다데? 그 시점은 모든 관계자들은 초비상사태에 있었는데 말이지. 그 시점에 게스트로 오는 것이 말이 되나?
영화제 당시 모든 사람들이 부실 공사로 보았는데도 불구하고 부산시가 막장으로 삽질하며 밀어붙였다는 것은 무슨 꿍꿍이가 있으니까 한 거지 싶다. 실적을 내야하는 부산시 입장에서는 여태껏 해왔던 여러 삽질들을 무마하기 위해서 무리해서라도 영화의 전당을 짜잔하고 보여줄 욕심이 들었겄지. 부산 서쪽의 경제자유구역은 올해 지식경제부로부터 꼴찌 평가를 받았고, 동부산관광단지 계획은 수차례에 걸쳐 엎어지뿌고, 유니버설스튜디오 등등 다 실패하지 않았드나. 근데 이번 영화의 전당도 그 삽질에 연속을 달리는 기라. 공무원들의 일처리, 폭풍 스피드 건설, 그리고 지들 실적내기 위한 되도 않한 공사 진행.. 참 부산시가 쪽팔린 일을 억수로 많이 한다카이.
참.. 시장님의 업적 과시를 위해 무리하게 밀어붙인 행사 때문에 엄청난 세금을 쎄리 붓고도 우리 돈으로 수리비까지 나가게 되었으니. 이정도면 욕을 안할래도 안할 수가 없다.
비가 안 왔으면 우짤 뻔 했노. 징하던 비가 그래도 내려주가꼬 이래 부실했는지 안했는지 알 수 있었던 거 아니가. 이 뭐 대형공사할 때마다 기우제를 지낼 수도 없고. 아무리 눈으로 보이는 기 좋아도 붕어빵 틀도 안만들어짔는데 붕어빵 꾸어먹을라하믄 안되지. 옆구리 다 터진다 조심해라. 이 사람들아! 기껏 만들어진 영화제 옆구리 트자지 말고.
쪽팔리니까 고만 쓸란다. 니도 이런 거 보이거든 내한테 씨부리라.
맨날 좋은 이야기 못해서 미안타. 이라다 성격 베리는 거 아닌가 몰라.
참고 기사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11205171251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003&aid=000413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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