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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찬리 생존중/[ 내용만 봐라 ] 비평

엄마를 위한 나라는 없다. 엄마를 위한 나라는 없다 글. 친절한 지선씨 친구에게 야. 니 애 돌봐봤나? 내 어제 막내 이모가 사촌 동생 맡기고 일보러 갔뿠거든. 잠시 봐주는 거고, 용돈 좀 준다카니까 좋다했지. 그냥 대충 놀아주면 되겠거니 했더만 그게 아니데. 말도 마라. 죽는 줄 알았다. 어찌나 울고 때를 쓰던지. 놀아달라고 보채고, 밥 안 먹겠다고 뻐팅기고, 엄마보고 싶다고 시도때도 없이 울고, 오줌싸가 귀저기 갈면 좀 있다 똥싸고, 잠은 또 우째 그래 안자는지……. 혼자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어가 하루쟁일 전쟁아니었나. 내는 사촌 하나 보는데도 팔다리가 쑤시더만, 여러 아이들 데리고 하루 죙일 부대끼는 보육교사들은 우째 하는지 모르겠다. 밥 안 묵겠다는 애 달래가면서 밥 먹이고 있으면, 딴 데서는 즈그들끼리 싸워서 징징.. 더보기
번갯불에 콩볶을라믄 마 저거들이 하지 글. 친절한 지선씨 야. 요새 편지 뜸했제? 시험도 치고 방학은 됐는데 내내 집구석에 틀어박혀 있다가 이제 정신이 좀 들라하니 벌써 개강이 코앞이네. 그래도 방학이라고 맹탕 놀기만 한 거는 아니다. 얼마 전에 친구들이랑 농촌 마을 문화 활동가 교육 캠프에 갔다이가. 거서 문화 활동가들이 농어촌의 문화나 사람들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해야하는지 알려 주더라꼬. 어떤 일을 하는 기 농어촌에 좋은 지 기획도 하고, 사람들 앞에서 벌벌 떨며 발표도 하고 했다이가. 내용이 좋으면 실제로 해볼 수 있게 지원금도 주는 그런 캠프였다니까. 가니까 공짜로 밥도 주고, 에어컨도 틀어주고, 좋은 강의도 하고 참 좋데. 강의 내용 중에 와 닿는 것들이 많았거든. 문화 활동하는 사람들은 농촌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문화를 ‘심는다.. 더보기
예, 술 한 번 땡기자 글. 친절한 지선씨 가끔 예술하는 사람들을 지 좋아서 하는 거니 가난도 지 몫이라거나 등따시고 배부르니까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니는 그래 생각 안하제? 내 주변엔 배불러서 하는 사람들 보다, 배고파도 좋아서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니 혹시 작년에 최고은 작가의 죽음 기억나나? 병이 있었는데 생활고에 짜쳐서 제대로 된 치료도 못 받았다데. 젊고 재능 있는 시나리오 작간데, 무슨 생 날벼락이고. 길거리 공연 하는 사람들도 크게 다를 것은 없지 싶다. 예술가들은 자기 음악 들려주니까 좋고, 시민들도 즐거우니까 좋은데, 정작 본인한테는 수익이 거의 없는 거지. 연습한다고 시간 쓰고, 또 거리에서 사람들 즐겁게 해주느라 땀을 흘려도 돈 한 푼 안나오면 뭐 먹고 살겠노. 그러니 야들이 예술을 .. 더보기
대형 삽질할 때마다 기우제를 지내까 글. 친절한 지선씨 친구야! 야! 작년에 비 참 많이도 왔다 그자? 주말마다 비오고, 놀러 갈라믄 비오고 뭐 그렇노. 빨래를 해놔도 안 말라서 입고 다닐 옷도 없었다이가. 참 징한 여름이었데이. 근데 그놈의 비도 우째 하니 도움이 될 때가 있더라꼬. 니 부산 국제 영화제라고 영화 보러 온 적 있나? 부산 국제 영화제가 지난 10월달에 열렸다이가. 부산 국제 영화제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랑 지역의 영화로 세계영화의 흐름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아시아 감독, 아시아 영화들을 발견해가지고 지원해주는 그런 영화제로 알려지고 있다카데. 지금은 아시아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제로 성장 했다드라. 그 이유가 칸,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들 뒷꽁무니 쫓아 댕기는 영화제가 태반인데 부산 국제 영화제는 3대 영화제에서는 볼.. 더보기
아파야지 청춘이가? 글. 친절한 지선씨 친구야! 내가 올 해 초에 서점에 들렀는데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있더라고. ‘청춘’이라는 소리에 귀가 쫑긋 했다이가. 이게 자기계발서인가 아인가 헷갈리기도 하고, 제목만 봐서는 어떤 책인지 잘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충동적으로 거금 14,000 원을 들여 샀다아이가. 카드도 아니고 현금으로 사면서 포인트도 안 받고 샀다니까. 근데 어제, 크리스마스 선물을 살끼라고 서점에 들렀는데, 몇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그책이 베스트셀러라고 진열돼 있더라꼬. 그래서 올 초에 책 샀던 게 생각 안났겄나. 나도 읽긴 했지만 우째 이리 인기가 있는지 생각을 좀 해봐야겠더라고. 그래 생각하믄 할수록 14,000원이 계속 뚜렷해지더라꼬. 연말이라고 여기 저기 모금하던데 거기다 줄꺼를. 니도 혹 볼.. 더보기
지는 왜 태어났는고? 글. 친절한 지선씨 친구야! 나는 지금 인터넷을 뒤지다가 기사 하나를 보다가 울분에 터져가지고 요래 편지를 쓴다. 참.. 할말이 없다카이.. 요새 졸업 논문 시즌 아이가. 그런데 니 그거 들었제? 서울대 미대 졸업전에서 디자인학부 시각 디자인 학생이, 동성애자 인권신장 포스터 위에다가 “How could your life be created?"라는 스탬프를 찍어서 작품이라꼬 출품했다 안카나. 그 주제 자체가, 뭐냐카믄, ‘모두가 동성애에 동감하지 않는다’라는 거라 카데? 니는 우째 태어날 수 있었냐라고 비꼬는 거 아이겠나. 그걸 표현의 자유로 존중해줘야 한다카드라꼬. 뭐어, 존중?? 웃기고 자빠졌네. 남의 성적 취향을 침해하면서 예술이랍시고 표현의 자유라고 말할 수가 있나? 그 친구가 만든 작품은 이따이.. 더보기
뭐를 얼마나 더 양보할끼고 글. 친절한 지선씨 친구야. 저번 주에 불꽃 놀이 축제 편지 잘 받았나? 그거 읽고도 그 축제 보러 갈 생각 가지고 있는 거 아니제? 그래 뭐, 니 요새 취업 준비 하느라꼬 그런 거 갈 엄두도 안 나겠지. 아따, 그저께, 내가 책이라도 좀 볼라꼬 도서관에 갔거든? 아, 근데 말도 마라, 억수로 학생들 많더라고. 그래 가꼬 윽수로 감동했다이가. 아 근데 자세히 보니까 다들 취업 관련 책 보고 있더라꼬. 그거 보고 있으니까 니가 눈앞에 아른아른 거리데? 고향 떠나가꼬 취업할끼라고 고생고생하고 있을 니를 생각하니깐 마음이 짠하더라. 니랑 내랑 죽마 고우 아니가? 고등학교때는 니랑 내랑 책도 많이 읽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입시 준비한다꼬 그때부터 공부 공부거리다가 대학생 되자마자 또 취업취업 거리고 있.. 더보기
불꽃놀이 보러 함부러 부산 오지 마래이. 글. 친절한 지선씨 친구야! 니 요새 우째 지내노? 진짜 마이 보고 싶데이. 아 요새 날씨 쌀쌀하니 옷 단디 챙기 입고 다니라. 아 내가 왜 편지 한지 궁금하제? 니 부산에 광안리 불꽃축제 와봤나? 안 왔으면 불꽃축제 보러 오지마라! 불꽃축제가 뭐,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니 마니 홍보 많이 하는데, 니가 보기에 어떻노? 그게 뭐, 문화, 축제 어디 한 구석이라도 들어맞는 게 있더나? 내가 보기엔 진짜 아니라 카이. 지역 축제가 뭐고? 그 지역의 고유한 역사적 배경, 지역 문화, 산업에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 지는 거 아니가? 에고, 불꽃 축제가 뭐, 그 중에 맞아떨어지는 게 있더나? 폭죽 빵 빵 터트리고 하는기? 축제라는 것이 뭐고, 일상에 지친 주민들이 막걸리 한 잔하면서 맘껏..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