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친절한 지선씨
친구야!
나는 지금 인터넷을 뒤지다가 기사 하나를 보다가 울분에 터져가지고 요래 편지를 쓴다. 참.. 할말이 없다카이..
요새 졸업 논문 시즌 아이가. 그런데 니 그거 들었제? 서울대 미대 졸업전에서 디자인학부 시각 디자인 학생이, 동성애자 인권신장 포스터 위에다가 “How could your life be created?"라는 스탬프를 찍어서 작품이라꼬 출품했다 안카나. 그 주제 자체가, 뭐냐카믄, ‘모두가 동성애에 동감하지 않는다’라는 거라 카데? 니는 우째 태어날 수 있었냐라고 비꼬는 거 아이겠나. 그걸 표현의 자유로 존중해줘야 한다카드라꼬. 뭐어, 존중?? 웃기고 자빠졌네. 남의 성적 취향을 침해하면서 예술이랍시고 표현의 자유라고 말할 수가 있나?
그 친구가 만든 작품은 이따이가, 어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폭력’이라 안카나. 때리고 주 박고 피 철철 흘리야만 폭력이 아닌기라. 손으로 주 뿌수고 하는 것도, 말로 사람 신경 살살 긁어샀는 것도, 남의 생각을 짓밟는 거 전부 폭력인거라. 눈에 확 안들어나도, 세상에 없는 것처럼 무시하거나 차별하면서 조롱하는 거는 다 폭력이라. 사람들이 폭력에 하도 시달리니까 이제 마 익숙해져서 일상인 줄 알게 된 모양이다마는 단순하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카이.
그게 바로 거대한 벽이라니까. 너와 나 사이를 갈라놓는 벽. 니랑 나랑 격리 시키뿌는 거지. 나는 정상, 니는 비정상이라고 선을 긋는 것 자체가 폭력이라니까. 나는 이성애자니까 정상, 너는 아니니까 비정상. 오른손잡이는 정상, 왼손잡이는 비정상. 정규직은 정상, 비정규직은 비정상. 뭐 이런 식으로 나누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는기라. 나누기만 하면 문제겠나. 나눠놓고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는 기 문제아니겠나.
아 뭐 서울대가 그냥학교가? 우리 모두가 서울대카믄 아~ 하고 알아주는 그런 학교아니가?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떠받들고 알아주는 학교라는 데서 뭐 표현의 자유랍시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폭력’을 그냥 넘긴다는 게 억수로 웃기고 어이없다는 거제. 단순히 그림 잘 그리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카이. 졸업 작품 낼 때, 분명히 지도 교수아래서 지도 받아가믄서 했을낀데, 사회적 파장이 얼매나 클 지 생각도 안해보고 그냥 학생을 방치해 둔 교수도 어지간하다.
그 학생에게 말해주고 싶다. 세상에 자유를 존중하는 사람을 정상이라카고, 침해하는 사람을 비정상이라꼬 딱, 선을 그었을때, 다른 사람 상처입는 거 모르는 니는 비정상이다. 그래 다른 사람 상처주고 할라믄 니는 왜 태어났는고? 저거 엄마 아빠가 그런 생각하고 놓은 거는 아닐낀데 말이지. 나도 작품 하나 내야겄다. 흑백 반씩 있는 도화지에 금마 사진 올려놓고 ‘why could your life be created?’라고 해서 말이다.
친구야! 너무 기가 멕히서 씨부렸다. 우리도 조심하자. 알게 모르게 그래 안하고로 말이다.
참고기사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120516090043892&outlin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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