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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장소&문화

[문화] 맛없는 김치는 없다

by 마틴 

 

 

 

 

곳곳에서 김장김치 십시일반 해주시니 감사의 념 가득하다.

 

 

 


동서고금 '신'은 태양이다. 태양이 없으면 만물의 생명이 주검이 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은 우리네만은 아니었다. 미트라도 아폴론도 라도 태양신이며, 주몽과 람세스는 태양의 아들이다. 고추는 오벨리스크-태양빛이 내리쬐는 광선-이며, 태양의 아들이다. 태양신은 황소로 변신하여 땅을 갈고, 땅은 태양을 받아 배추딸을 낸다.

12월 22일 동지는 태양이 죽는 날이며, 태양...은 3일간 죽어있다가 다시 첫 해로 태어나는 데, 그게 25일이다. 태양이 부활하는 날, 다시 삶이 시작할 수 있게 되는 날을 기념하는 것은 기독교보다 오랜 전통이다. 기독교는 창의적이라기보다, 정합적인 종교, 고대종교들의 종합이었다.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신일이 아니라, 태양신의 부활절이다.

태양이 죽는 겨울동안, 태양빛을 축적한 빠알간 고추와 배추딸의 합방, 그들을 돕는 러브젤인 포세이돈의 젓갈까지 더한 것이 김치다. 아아, 김치의 이미지는 야한 것이다. 기술하기 뭐하니, 상상만 하시길. 그러므로, 김치를 담구고 나누는 것은 '태양이 죽었다 슬퍼말고, 이 태양을 먹고 기운내~'라는 뜻이다. 그 자체로 生을 찬미하는 예술의 극치이자, 나눔의 궁극이다. 올 겨울 살아있는 것들끼리는, 지난 계절동안 쟁였던 태양빛을 서로 나누며, 죽음을 이기자, 살자는 응원이다. 그래서 맛없는 김장김치가 없는 것이다. 그런 정성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