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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싹 컬럼] 잔인한 먹이사슬의 학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라는 책이 있다.


배우 김혜자씨가 쓰신 책으로 책 제목만 본다면 학대나 체벌에 관한 책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책에는 우리가 지금 풍요롭게 의식주를 누리고 있는 동안 반대편 지구에선 많은 아이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내용으로 이 책을 읽으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감사한 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기에 책의 제목이 그만큼 가볍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다시 한 번 기억했던 이유는, 올해 초 기사에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재미삼아 개 도살’. 이 기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고등학생.

고등학생 몇 명이 마리가 아닌 연쇄적으로 개를 훔친 후 인근 공터에서 재미삼아 도살했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충격이지 아닐 수가 없었다. 그 목적이 ‘재미삼아’ 였다니, 과연 이것이 옳은 일인가 싶다. 올해 초 이 기사를 시작으로 동물학대는 계속되고 있다. 지금 현재 방영중인 ‘동물농장’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많은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던 ‘황구 학대 사건’이 있다. 황구라는 진돗개를 무자비하게 학대하여 발견 당시에 안타까울 정도로 개의 안면이 뒤틀어져 있었기에 그 구조 과정 또한 많은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시청자들은 학대범을 처벌해야한다는 서명운동을 하였고, 범인을 잡기위해 몽타주를 작성하는 등 동물협회와 시청자들의 노력으로, 동물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게 된 사건이 되었다. 그 결과, 내년 1월 동물학대에 대한 징역형이 시행될지도 모른다는 밝은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이 현재는 너무 약하다는 사실이다. 물론 황구사건을 통해 밝은 조짐이 보이고 있으나 동물학대를 그냥 간과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지금 현재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은희 의원이 ‘프런티어타임스’에 기고했던 글에서, ‘인간을 상대로 가학적 행위를 시작하기 전 힘없는 작은 동물들을 상대로 충분한 연습기간을 거치면서 동물학대를 통해 노하우를 얻고 있었다.’ 이것은 미국의 FBI가 약 380명의 범죄양상을 분석한 대목으로 동물학대가 인간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배은희 의원은 동물학대를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동물학대를 쉽게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현재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도 동물학대범들의 처벌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간이나 동물세계에서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서는 먹이사슬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강한 자는 약한 자에게서 무언가를 얻을 수밖에 없고 약한 자 또한 자신보다 더 약한 자에게서 무언가를 얻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인간이란 객체는 정말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보다 약한 객체에게 무자비한 행동을 저지르고도 ‘재미삼아’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과연 이것이 옳은 것인가 다시 한 번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런 의문들 속에서, 앞서 말한 ‘꽃으로 때리지 말라’ 라는 책을 언급했던 이유는 이 책의 한 가지 구절 때문이다.

-‘당신이 결국 이 세상을 떠날 때, 당신은 아무것도 갖고 갈 수가 없다. 당신이 이 세상에서 한 행위의 결과만이 당신을 따라갈 뿐이다.’

현재 당신은 당신 행위에 대한 결과를 후회하지 않고 책임 질 수 있는가? 자신이 한 행동이 아니라고 해도 지금 방관하고 있다는 것, 그것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 

황다영 기자(dreaming17@nate.com)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김혜자
출판 : 오래된미래 200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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