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회춘’을 넘어 ‘청년문화 수도’로
- 네트워크로 맺어진 부산 청년문화의 흐름
2011년 도시공공예술프로젝트 “회춘프로젝트”(이하 회춘)는 다양한 청년문화단체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함께 일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많은 젊은 예술가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들 스스로 얼마나 일을 잘 해낼 수 있는지 확인했고(공공예술프로젝트 사업평가 전국 1위) 세간의 반응도 반응이지만 무엇보다 청년들 스스로가 놀랐음은 물론이다. 그러한 자기 확인이 작년 한 해에 그치지 않고 2012년에도 협력을 통해 다양한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회춘’의 공공효과가 분명 있긴 있는 모양이다.
무엇보다 ‘회춘’의 주 무대였던 부산대 일대의 문화단체 10여 곳이 ‘장전커넥션’이라는 이름으로 정기적인 반상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 정보․인력․장비 등을 교류하고, 협력을 통해 각 공연이나 전시 등 행사의 질을 높인다. 이러한 협력은 개별적인 단체의 행사를 넘어 온천천에서 진행되었던 ‘청춘을 누가 막걸리’처럼 지역에 의한 지역축제 만들기, 토요문화학교 ‘예술가 이모삼촌 만들기’에서처럼 지역 청소년의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주제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장전동 문화단체 반상회 "장전커넥션"이 함께 준비한 막걸리 축제 사전 행사 '청춘을 누가 막걸리' 모습>
또 작지만 가치 있는 문화활동이나 소식을 담아낼 수 있는 ‘개념미디어 바싹’(www.bassak.co.kr)이 꾸준히 발행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개인의 재능과 관심사를 담아내는 ‘바싹’은 현재 20여명이 참여하고 15개의 코너를 통해 문화공간, 인물, 행사 등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모아내고 있다. 이러한 활동이 개별 단체가 아닌 다양한 단체나 개인의 협력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화가공동체 민들레, 작은고추디자인 스튜디오, 춤패 배김새 등에 소속된 개인들과 고등학생과 백수까지), 더불어 지역의 문화역량을 키우는 장이 되고 있다.
<개념미디어 바싹 발행 회의 모습을 기자이자 만화가가 즉석에서 그린 모습>
게다가 2012년의 도시공공예술프로젝트 공모에서도 청년문화단체들 간의 컨소시엄(안녕 광안리, 생활기획공간 통, 아트마켓 아마존, 부산 노리단 등)이 선정되었다(프로젝트명 부산 청년문화 수도). 지난해 ‘회춘’이 다양한 청년예술가들의 존재를 확인하고 네트워크 맺기와 이웃들과 만나기가 중요한 미션이었다면, 올 해의 ‘수도’는 지난해 협력의 경험을 국내외로 확장하면서 큰 규모의 페스티벌도(8.18~19 광안리) 청년문화의 힘으로 해낼 수 있음을 증명하는 자리가 된다. 뿐만 아니라 청년문화 아카데미(8~11월)를 개설해 오랫동안 부족하고 절실했던 젊은 문화기획 인력과 매개인력 양성을 위한 실무와 이론, 감성 교육의 장을 마련한다.
<8월 18, 19일 광안리에서 펼쳐지는 페스티벌 포스터>
이러한 다양한 성과와 시도들은 청년들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불평을 넘어서 청년들 스스로가 직접 문화의 매개자와 생산자임을 선언하는 동시다발적인 전환의 신호이다. 게다가 이를 위해 독선보다는 협력을 선택하고, 사업의 성과만큼 과정과 가치에도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 그동안 동료나 파트너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청년들은 훨씬 성숙하고, 가치적이며 열정적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여러 움직임들을 타 도시의 청년들은 부러워하며, 청년을 어리게만 봐왔던 어르신들도 그 성과들에 놀라워하고 있다. 노래하고 춤추고, 그림 그리고 글 쓰는 온갖 딴따라들이 적어도 이곳 부산에서, 적어도 청년들은 뭉친다. 뭉치면서 고충을 나누고 더 다양하고 큰 문화적 흐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온갖 잡다한 청년들의 뒤섞임이 자유롭고 그것이 지역의 매력이기까지 한 청년문화 수도를 이 곳 부산에서 실현하겠다는 선언을 그저 실없는 것으로 치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by 편집장 motwj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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