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이현
사전에 평화란 ‘전쟁, 분쟁 또는 일체의 갈등이 없이 평온함. 또는 그런 상태’라고 나와있다. 또, 통일은 ‘나누어진 것들을 합쳐서 하나의 조직ㆍ체계 아래로 모이게 함’으로 나와있다. 이 사전적 의미를 합쳐서 평화통일이란 ‘전쟁이나 분쟁 없이 평온하게 하나로 모이는 것’을 뜻한다. ...
학교에서는 항상 평화통일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조금 다른 것을 인정하며 맞춰나가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래서인지 학교에서는 종종 평화교육을 실시한다. 하지만 평화교육을 듣다보면 어떤 게 평화교육인지 헷갈리기까지 한다. 항상 내용은 비슷하다. 북한아이들이 얼마나 불쌍하게 사는지, 김정은의 독재정치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힘들어하는지, 왜 북한에서 도망치는지 등등의 내용들뿐이다.
항상 학교는 우리에게 북한이 얼마나 위험하고 나쁜 존재인지 인식시키다가도 어느샌가 평화통일을 해야 한다며 우리에게 평화통일에 대해 알려주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하는 통일교육이 정말 ‘평화통일’ 교육 인걸까? 얼마전, 학교에서 천안함 추모영상을 틀어주었다. 처음에는 시끄럽던 아이들도 곧 조용해지더니 영상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 안타까운 사건으로 인해 장병 두 분과 시민 두 분이 돌아가셨다는 내용이 나오자 화를 내는 아이도 있었다. 추모하는 음악이 나오고 그렇게 영상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곧 화면이 바뀌더니 다른 내용이 나왔다. 바뀐 화면에서는 ‘우리는 더 이상 북한에게 속아서는 안됩니다’라는 문구가 나왔다. 그리고는 6.25전쟁당시 화면을 보여주면서 계속 북한에 대한 안 좋은 내용들을 말했다.
영상이 끝나고 무조건 북한이 잘못했다는 선생님의 말이 이어지자 정말 아이들은 ‘북한이 그래서 나쁘구나’라고 생각하는거 같았다. 그날의 숙제는 천안함 사건 추모글을 쓰는거였다. 내용은 모두 비슷하였다.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장병님들에 감사하고, 북한이 왜 그런 나쁜 짓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않는다’ 등뿐이었다.
정말 학교는 우리에게 제대로 된 의미를 가진 평화통일을 가르치는 걸까?
정말 평화통일을 하고싶다면 사전에 나와 있듯이 서로를 이해하고 조금 다른 것을 인정하며 맞춰나가는 연습이 더 중요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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