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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싹 안내/생존사

부산풀뿌리네트워크와 개념미디어 바싹의 만남

풀냇길 발간에 청년들의 힘을 보태며

 

 

 201210월 부산에서는 풀뿌리단체들의 대회가 있었다. 2회째인 이 풀뿌리대회에서는 다양한 풀뿌리단체들이 서로의 고민과 경험 사례를 나누었고, 화명동 일대 풀뿌리단체들을 탐방하면서 풀뿌리단체들이 가야 할 길을 모색했다. 특이한 것은 풀뿌리단체들의 사례뿐 아니라 지역에서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고민, 일본에서 재미난 방식으로 사회 이슈들을 풀어내고 실천하고 있는 마쓰모토 하지메와 부산에서 일상을 풍부하게 하는 다양한 기획을 하고 있는 생활기획공간 통 등 청년들의 활동도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마을 안에서, 풀뿌리단체 속에서의 연대를 넘어 해외의 청년활동가 뿐 아니라 부산의 문화 활동까지 참조하고 연대를 맺어나간 자리라는 점에서 부산 풀뿌리네트워크의 고민은 성숙하다.

부산 풀뿌리네트워크와 개념미디어 바싹이 함께 기획한 이 책 풀냇길은 부산의 다양한 풀뿌리단체들의 활동을 모아 소개한다. 이미 상당수가 언론을 통해 각 단체의 철학과 연혁이 소개된 풀뿌리 단체들을 굳이 다시 모아 소개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간단하게는 개별 풀뿌리단체들의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서 풀뿌리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될 사람들에게 조금 더 친절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또 부산에서 활동하는 풀뿌리단체들 간의 이해를 돕는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 풀뿌리를 활동을 하거나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부산의 풀뿌리 활동을 소개하는 좋은 지도가 될 것이다.

또 청년들의 눈으로 부산 풀뿌리단체들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책의 내용은 기존의 각 단체가 정리했던 연혁과 소개의 방식을 벗어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부산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청년들이 공통의 질문지를 바탕으로 직접 풀뿌리단체들을 방문하고 취재했으며, 담당 기자의 개성과 재능에 구성의 상당부분을 일임했다. 딱딱한 소개가 되지 않도록 방문하고 취재하면서 느낀 점들을 최대한 살리려는 취지였다. 더 깊은 정보를 다루지 못하는 한계는 있지만 풀뿌리활동을 잘 알지 못했던 청년들에게 풀뿌리단체들이 어떻게 보일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청년들의 개성과 감성을 통해 나온 풀뿌리단체들에 대한 소개글들은 아직 풀뿌리활동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일면 더 호소력 있고 더 편하게 읽힐 수 있을 것이다.

부족하나마 청년들의 눈으로 부산의 풀뿌리단체들을 한 눈에 알기 쉽게 정리하고자 했다. ‘생태, 더불어 마을’, ‘상생의 유통과 소비’, ‘어린이와 책, 그리고 교육’, ‘우리마을과 공동체로 주 활동 내용에 따라 분류해보았다. 주 활동 내용이 두 개 이상으로 복합적인 경우에는 우리마을과 공동체로 분류하였고 주 활동내용이 뚜렷한 경우는 앞의 주제어에 맞추어 분류했다. 또 취재에 포함되지 못한 모임이나 단체들은 또다른 풀뿌리가족들에서 간략하게 다루었다.

이렇게 기획에 참여하고 발로 뛰면서 내용을 구성한 개념미디어 바싹은 분야나 직업이 다른 청년들이 결합해서 만들고 있는 독특한 잡지이다. 현재 청년들은 취업, 비정규직 등의 당면한 사회적 문제 이전에 스스로의 재능이나 가치를 존중받거나, 협력을 통한 즐거운 성장을 해보지 못한 정서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바싹은 그러한 존중과 즐거움을 함께 실현해보는 일종의 공동체이다. 풀뿌리네트워크와의 공동기획은 이러한 청년들에 대한 존중과 즐거움에 대한 응원의 의미가 있다. 역으로 풀뿌리네트워크에게는 청년세대를 풀뿌리활동에 포용하는 중요한 걸음이 될 것이다. 이 상호작용으로부터 풀뿌리들의 고민과 청년들의 고민이 함께 어우러져 살기 좋은 마을과 지역에 대한 고민과 실천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하면서 청년들의 힘을 보탠다.

 

2012. 10 개념미디어 바싹 편집장 박진명

 

* 이 책은 부산풀뿌리네트워크가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고, 개념미디어 바싹이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