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시간을 살아가는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을 거다. 숨 쉴수 있는, 마음을 놓일 수 있는 누군가 혹은 어느 곳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그런 누군가를 위해 그는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하지 않은 채 공간을 또 영화를 제공한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문화란, 문화가 할 수 있는 역할이란 그런 것이라고... 일상에 지친 누군가에게 숨 쉴 곳을 제공하는 일이라고..그런 그를 만나러갔다. |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5 "또따또가", "보기드문" 김희진님
안녕하십니까 3idiot project입니다.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부산태생이고. 부산에서 쭉 살았고 경성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어요. 대학원까지 나왔구요, 영화를 처음 하게 된 건, 중학교 때 부터 프랑스 문화원에서 영화를 본 것, 그것이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옛날에는 동네 변두리에도 작은 극장들이 있었거든요. 그런 곳에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어요. 영화가 무조건 좋았다 라기 보다는 숨 쉴 수 있는 여유를 준 것이 영화였던 것 같아요.
원래 대학지망은 가톨릭 신학대가 지망이었어요, 가톨릭집안이라 그 영향을 좀 받은 것 같아요. 고 2때까진 그랬었는데. 고 3에는 학교를 무단으로 안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그 성적으론 신학대를 갈 수 없었던 것 같아요, 대학을 안가고 싶었는데 그래도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영화를 좋아하니깐 영화를 한번 해봐야 겠다. 그래서 지망을 하게 되었어요.
19살 고3때 프랑스문화원에서 지금의 BIFA 위원장인 이용관 교수님이 "영화 합평회" 란걸 했는데, 그것을 운영을 하는 팀이 프랑스 문화원 안에 있는 "씨네클럽"이란 동호회 였어요. 영사기를 좀 배울 수 있냐고 묻다가 씨네클럽에 가입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영화 쪽과 첫 공식 관계가 맺어지게 된 거죠. 그러면서 연극영화과를 갔구요
군대를 갔다 와서 또래들이랑 밖에서 뭘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사고를 쳐본 것이 "씨네마테크 1/24" 였어요. 93년도에 남천동에 둥지를 틀었죠. 저희가 돈 버는 재주가 없어서 3년 될 때까지 운영비가 만성 적자 상태였죠, 그래서 일부 돈을 갚아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제가 총대를 메고, 모든 빚을 저에게 돌려놓고 제주도로 도망을 갔어요. 제주도를 가겠다 라는 계획보다는 배를 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부산에서 떠나는 거니깐 배가 좀 낭만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던거죠,
제주도에 도착한 1주일간은 길거리에서도 자고 여행객들 주머니도 털고(웃음).. 단체 관광지들은 그런 장점이 있어요. 새벽까지 술을 먹기 때문에 문을 안 잠궈요 그래서 복도 다니면서 아무 방이나 문 열어서 주머니에서 돈 빼고, 그랬었어요 (웃음)
제가 제주도에 있는 동안에 부산영화제가 시작이 됐고 그때 이제 시네마테크 1/24 에도 변화가 왔어요. 부산영화제에서 일하지 않겠느냐 라는 제의가 들어 왔구요, 그리고 대학동기 선후배들과 부산에도 본격적으로 독립영화 집단이 필요하지 않냐 라는 논의를 하다가 영화제작소 "몽"이라는 동문 영화사를 독립영화사를 만들었어요.
"몽" 활동을 그렇게 시작해서 제 첫 작품을 찍게 되었구요. "몽" 활동을 몇 년간 하며 단편들을 찍다가 장편을 찍고 싶은 마음에 저는 "의미있는 영화사" 라는 것을 만들었어요. 그 곳에서 제 장편을 만들다가 빚을 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한 2년 정도 잠수 기간을 보냈구요,, 바닥을 치는 시기였죠.
그러다 지금 영상위원회 위원장 하시는 오석근 감독님이 본인 영화를 찍는데 참여해 달라고 해서 작품을 함께 만들다가, 부산에 촬영을 오는 영화들에게 어떻게 하면 부산의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같이 했고 "엔돌핀 엔터테인먼트"라는 로케이션 지원회사를 만들게 되었어요. 비슷한 시기에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구요.
그때부터 한 5년간 해운대에서 활동했는데, 그 이후에 그 활동들이 조금 지지부진한 상황들 이었고. 그때 새롭게 제안 받은 것이 "또따또가" 활동이었어요. "보기드문"을 만들면서 입주작가 형태로 들어왔다가 센터장 까지 된 상황입니다. 너무 길었죠 ?(웃음)
개인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 부분은 뒤에 다루도록 하고 먼저 “또따또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겠습니다. 현재 "또따또가"의 운영지원센터장이시며, “보기드문”이란 공간의 대표를 맡고 계신데 아직 이 두 공간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두 공간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또따또가"는 지역형 창작 공간, 또다른 예술 공동체, 문화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곳인데, 지역을 근간으로 한 문화 활성화라는 사회변화 속에서 조성 되었어요.
시의 지원을 받아서 운영이 되고 있고, 기본적으로 입주되어 있는 예술가들의 창작 활성화와 지역과 어떻게 관계맺음을 할 것인가를 과제로 "또따또가"는 운영되고 있습니다. 몇 가지 키워들을 찾는다면 지역, 활동적인 예술가, 교류를 통한 문화적 결과물 정도를 말할 수 있고 그 일환으로 영화공간 "보기드문"이 존재하고 있어요,
"보기드문"은 영화를 테마로 위와 같은 활동을 하는 곳인데요, 부산이란 지역이 영화적으로 굉장히 활성화 되어있는 것 처럼 보이는 데 실질적으로 부산의 영화인, 독립영화인을 포함한 부산의 영화 산업적 기반들이 아직 안정화가 안 되어있는 상태예요, 그런 입장에서 뭔가를 해보자 라는 것과 영화라는 문화적 산물이 가면 갈수록 소비화 되고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죠. 멀티플렉스라는 곳도 몰이란 개념과 결합해서 그것이 하나의 상품코너로서 인식되고 있는 것이지 그것이 문화공간으로서 인식되진 않고 있어요.
인터넷을 통한, 다른 매체를 통한 영화를 보는 방식도 개인화 되어있고 그것이 단지 영화를 보고 끝나는 1차적 소비에 머무른다는 점, 영화를 보면서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고 영화라는 문화적 산물을 어떻게 이 시대에서 이해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냐 하는 고민은 전혀 되지 않는 그런 영화문화에 대해서도 무언가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보기드문"의 몇몇 기조 중에 하나는 일단은 우리는 기부제로 한다. 돈 버는 것을 목적으로 안 하겠다 라는 거예요. 다시 말하자면 값을 매기지 않겠다. 값을 매길 수도 없다. 우리에게 권리 없다. 따지고 보면 우리도 도둑질 하는 거다 (웃음) 라는 거죠. 값을 매기는 건 사회적으로 굉장히 편한 방식 이긴 해요, 이건얼마짜리 저건 얼마짜리.. 편한 방식이 아닌 방식으로 한번 사고를 해보자라는 측면도 있구요.
더 나아가서는 몇몇 작품들은 몇 년이 지나도 추억의 영화 100편이라든지..혹은 티비를 통해 계속해서 언급되는 반면, 어떤 식으로든 사람들의 에너지가 들어가고 문화가 반영되는 영화들이 언급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똑같이 대우해야 한다. 똑같이는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이 시대가 낳은 문화적 산물인데, 내가 전혀 모르는 작품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내 삶의 방식, 에너지가 반영되어있는 것이라 인식해보자.
그래서 한편의 영화라도 더 보고 얘기를 나눠야 하고 그렇게 좋은 이야기 거리들을 가지게 된다면 그것을 알릴 수 있는 행동들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그런 기조로 운영하고 있어요,, 그런데 잘 못하고 있어요(웃음)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해요, 허파가 될 수 있다는 생각. 오시는 분들이 찾아 헤매고 헤매다 오시는 거예요, 이런 곳을 진작 알았으면... 하는 분들이 아주 많아요,그래서 그분들이 다시 안 오더라도 그런 곳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분들은 숨을 쉴 수 있다는 거예요.. 이 공간이 존재하는 이유겠죠... |
저도 공감을 하는 것이, 저도 국도예술관을 자주 가곤 해요, 영화가 삶에 다양한 것을 제공할 수 있다 라고 생각을 하는데. 사실 일부 상업영화를 제외하곤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많지는 않더라구요.. 너무나도 좋은 취지를 가지고 운영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김희진 대표님의 여러 인터뷰를 찾아 보았습니다. 인상 깊었던 내용이 여가 시간이 적은 직장인들을 위해 사회 인식을 바꿔보고자 1시간 일찍 퇴근하기, 점심시간 1시간 늘리기 등의 캠페인을 시도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화휴가"라는 것을 만들자 라는 주장을 하셨는데요, 일상인들에게 지역 문화가 실질적으로 무엇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일상 아닌 것에 대해서.. 세상에 일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인식을 줄 수 있는 것같아요, 제가 보기엔 일상이라는 것이 우리 전체 삶의 크기에서 아주 아주 조그마한 부분밖에 되지 않는 것 같거든요, 무궁무진한 삶의 모습들이 있어요. 일상 이외의 다른 모습들, 영역들이 있다 라는 걸 경험할 수 있는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거예요.
누구나 “나도 연극 한 번 보러가야지”, “뮤지컬 보러 가야지”, 이런 생각들을 다 하거든요, 그런데 실행을 못할 뿐인데, 그것이 실천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인식을 변화 시키기 위한 하나의 캠페인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것이 바빠서, 없어서가 아니거든요, 그 인식을 바꾸는 것.. 거기까지만 했음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문화란 것은 세상에 일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인식 을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
그러한 인식을 바꾸는 문제는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부산이란 지역자체가 문화적 인식이 낮은 지역 중의 하나이기도 하구요.
예전에 부산일보에 일기를 쓸 때 이런 글을 쓰곤 했어요, "길거리를 가다 무조건 서있기" 우리는 광장 문화가 없다 보니, 유럽에만 가도 길거리에 서서 이야기하는 풍경이 많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다들 걸어 다니는 사람만 있지, 이야기를 오래하거나. 먼 곳을 오래 쳐다보거나,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런 것 좀 하자. 가끔씩 멈춰 있어보자. 그렇게 되면 내가 왜 움직이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어릴 때 아주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가치관중의 하나는 "잘 들으면 잘 말할 수 있다"였거든요, 잘 듣는 습관을 들이면 내가 어느 순간 어떤 형식으로 어떤 말을 하는 것이 좋다라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요. 듣는 훈련을 스스로에게 강조했고 누군가에게 권했어요 그것처럼 움직이는 훈련보다 멈춰있는 훈련을 하다보면 내가 언제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하고 어떤 제스쳐를 해야 할지를 알 수 있다는 거예요,
가끔식 멈춰 있어보자. 그렇게 되면 내가 왜 움직이는지에 대해 정리할 수, 생각할 수 있으니까.. |
일상 속에 있다 보면 개성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비일상적인 것들을 습관화 하다보면 일상의 가치들이 다시 한 번 환원되어 되새김질 될 수 있는 거잖아요. 문화적 활동이란 것이 아주 그럴 듯한 무엇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러한 사고전환을 할 수 있는 자극을 주는 거, 그게 우리가 할 일 같아요.
일상을 벗어나서 자신의 일상을 자신을 바라보는 일은 아주 중요한일 같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선 아직 그런 노력들이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저희가 지역에서 활동을 하는 분들에게 드리는 공통된 질문은 더 큰 무대인 서울이 아닌 왜 부산에서 활동하시는 지에 대한 것인데요, 부산에서 활동을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는 개인적인 성향이랑 관계되는 것 같아요, 그리 활동적인 사람은 아니었거든요, 해외여행을 가도 많이 돌아다니는 것을 안 좋아해요. 뭔가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고 추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어딘가에서 계속해서 새롭게 만나게 되는 순간들이 의미 있는 것 같아요. 그리스인 조르바는 매일 매일 떠오르는 태양을 새롭게 본다고 하잖아요. 그것처럼 매일 매일이 항상 같은 곳에 있지만 매일 매일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중요한 것 같아요. 세상은 다 돌아다니면 언젠가는 그 한계점이 있지만 한 곳에서 매일 다르게 보는 것은 한계가 없는 거잖아요, 이게 더 큰 일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곳은 제 고향이고 성향이 그리 진취적이지도 않았고. 서울에서도 활동해봤지만 서울이 싫었어요. 갑갑하고.. 또 비싸잖아요 (웃음) 부산보다 공유할 것들은 많지만 요즘은 금방 갔다 올 수 있잖아요, 여유만 있으면 가능하니깐..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고 추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곳에서 머무르며 계속해서 새롭게 만나게 되는 순간들.. 이것이 저에게는 더 중요한 것 같아요. |
그리고 저는 저 밖에서 배우는 게 많아요. 타인이나 저의 외부에서 항상 배워왔고 그 속에서 매일매일 새로운 깨달음이나 지향 같은 것 들을 만들어내요.. 그것은 다시 말하면 빚을 진거잖아요. 제 주변에 있는 환경한테.. 그렇게 번져간 생각이 그 사람과 그 환경에게 무엇을 해볼까 라는 것이 였어요. 그런 것들을 실천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만족할 수 있는 단계까지 있었으면 좋겠는데, 항상 그런 시간을 놓치고 살아온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이 끝날 때 까지는 부산을 떠나지 않으려구요,
물론 이 곳에 정이 떨어지면 떠나겠죠. 지금도 떠났다 오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아이도 생겨 육아문제도 있고, 여기서 아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공동체를 못 만들면 떠나고 싶어요, 여행을 한다든지 아이랑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어요.
저는 저 밖에서 배우는 게 많아요. 타인이나 저의 외부에서 항상 배워왔고 그 속에서 매일 매일 새로운 깨달음이나 지향 같은 것 들을 만들어내요. 다시 말하면 빚을 진거잖아요. 제 주변에 있는 환경한테....그래서 그 사람과 환경에게 무엇을 해볼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
또따또가에 대한 시의 조만간 지원이 중단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해진건 올해 연말까지예요.,.
이런 공간이 부산의 문화적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부산시가 지원을 더 하지 않을까 라고도 기대는 하고 있어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그래서 관련된 활동들을 해야 하구요. 원칙적으로 처음 3년을 지원받은 단체는 지원을 할 수 없다 라는 전제가 있어서, 어쩔수 없이 내년에는 앞서 공간에 입주하신 분들이 자립을 할 수 있게 같이 고민을 해야죠. 그 부분이 어렵죠. 앞에 오신 분들도 연장 이렇게 되면 좋은데 말이죠..
이런 공간이 자립하는 모습을 보여야 또 제 2, 3의 "또따또가"가 만들어질 텐데요.
그래서 "또따또가"의 자립은 부산 문화 전체에 있어서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네 , 여론을 좀 형성해 주세요 (웃음)
도움은 크게 안되겠지만 노력해 보겠습니다.(웃음)
그리고 이런 공간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키고자 하는 노력도 하시는 걸로 아는데요.
일단은 다행스럽게도 부산의 문화적으로 가장 열악한 지역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문화를 중심에 놓고 지역을 가꾸는 활동들이 최근에 굉장히 많이 늘었어요, 거의 모든 지역들에 다 있다 라고 볼 정도거든요, 그래서 "또따또가"가 확장하기 보다는 지금 기존의 활동들이 지역성에 맞는 개성을 가지고 지역에 사는 사람들과 연대해서 자생력을 갖는 그런 형태로 성장 할 수 있게 그런 지원을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예요.
네,, 이제 까지 “또따또가” 그리고 지역의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이제 김희진 대표님 개인에 대한 질문을 드릴게요. 첫 번째 영화 “범일동블루스”의 기획의도를 묻는 질문에 ”애매모호함“이라는 답을 하셨는데요. 이에 대한 이야기를 좀 듣고 싶습니다.
세상에 명확한 것이 없는데, 사람들은 이것 밖에 길이 없고 이것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너무 많고, 그런 관념에 둘러싸인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거예요. 갑갑해요.. 차라리 세상이 애매모호하고 결정 낼 수 없다고 보고 그 유동성 속에서 우리가 사고를 하면 이것도 가능하고, 저것도 가능하게 되죠, 그러면 그것이 창의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라는 생각에서 애매모호함을 채택한 거죠.
세상이 애매모호하고 결정 낼 수 없다고 보고 그 유동성 속에서 우리가 사고를 하면 이것도 가능하고, 저것도 가능하게 되죠. 바로 그것이 창의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아닌가 해요.. |
선구자들은 하나같이 애매모호함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거기서 뭔가를 찝어내고 따라 가잖아요. 종교가 그렇고 철학이 그렇죠. 그런 식의 집단화는 정말 마음에 안드는 것같아요. 그런 것들이 와해 됐을 때 문화적으로 자유롭고 생동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제 영화를 본 사람은 " 저 영화 희진이 영화네" 라고 말할 때가 있어요. 이 느낌이 굉장히 중요한 것같아요. 남이 인정하는 작가이든 아니든 남들 아무도 안 가진 무언가를 가졌다는 거잖아요.. |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죠 (웃음)
답답하죠, 답답하죠, 그러니깐 어느 정도 기간은 사람들이 서로를 내밀하게 알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해요. 사회공동체라는 것들은 충분히 서로 시간과 공간을 공유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요, 거기서 문화란 것이 나오는 것인데,,.
저는 대학에 들어가서는 학교서 먹고 자고, 교수님 방에서 생활하고 술 취하면 교수님한테 형~ 이렇게 부르고(웃음), 연극할 땐 연극하던 공간에서 지내고, 공간을 만들었을 때는 거기서 먹고 자고, 이렇게 오랫동안 사람들과 만나면서 쌓인 어떤 문화라는게 있거든요, 거기서 힘이 생기곤 했어요.
쉽게 말해서 가족이라는 것을 믿는 이유는 그래도 가족은 나를 버리지 않겠지 라는 거잖아요, 남들 다 날 등치고 버리더라도 집에 돌아가면 날 반겨주겠지 라는, 일종의 배후막이잖아요, 그런 배후막이 사회에서 선후배간이라든지 동기간이라든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잖아요. 그리고 그런 관계를 많이 만들어 놓으면 실패를 경험했을 때에도 다시 인생을 출발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이 생겨요 그게 문화예요. 거기서 힘이 생기곤 해요, 근데 요즘 친구들은 정말 그런 것을 안 만들죠, 정말 중요한 것인데 말이죠
남들과 조금은 다르게 살아오시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들이 분명히 있었을 것 같은데요.
일단은 영화를 했으니까 항상 돈이 필요했고, 집이 넉넉했던 것도 아니고 계속 빚을 달고 살아왔어요, "보기드문"을 만들면서도 돈이 필요했고 빚을 졌죠. 월급이나 안정적으로 돈을 벌어본 적이 거의 없었고, 빚도 있었으니 힘들었어요, 그런데 삶의 기준을 어느 것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삶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어렵다 불안하다라고 느낄수도 있고 ,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네, 긴 시간 동안 도움이 되는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는데요, 이제 이야기를 마무리 해 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올해의 개인적인 목표는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일단 "무사히"(웃음) "또따또가 무사히"가 목표 이구요. 좋은 전망으로 갔으면 좋겠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희망적이고 따뜻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사람간의 일이란 것이 개인의 생각, 혼자만의 노력, 정서적인 의지들 이런 것들 만으론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많은 것 같아요. 사회라는 틀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입장"을 가지고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경우에 발생되는 사사로운 문제들, 어려움. 그것들이 근원적인 사람의 인간성이나 유대를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해요.
사회라는 틀 속에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만남으로써 발생되는 문제들이 근원적인 사람의 인간성이나 유대를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해요. |
"또따또가"도 어차피 시의 지원금이 있고 작가들과 관계 속에서 지탱이 되는데 이런 과정들 속에서 실리부분이나 오해, 이권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서로 크게 다치거나 상처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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