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찬리 생존중/[다같취] 개개인의 취향 이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필름 사진, 그리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하여 글, 사진 >> 현 수 펜탁스 MX를 손에 넣은 첫날, 나는 카메라를 들고 공원으로 나갔다.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시립미술관 앞길을 걸으면서 렌즈에 담아낼 수 있는 것들은 죄다 셔터를 눌러대었다. SLR 카메라의 셔터음은 DSLR의 그것보다 훨씬 육중해서 셔터음만으로 아날로그 기계를 만진다는 느낌이 역력했다. 찍고, 릴감개로 필름을 한 칸치 옮기고, 다시 찍는 과정의 그 번거로움은 그 자체로 가득한 매력이었다. 필름 사진에는 흰 빛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부연 막 같은 게 한 겹 쳐진 것 같은 느낌이 난다. 그 때문인지 필름 사진은 옛스러운 느낌이 강해진다. 혹은 어떤 은은하거나 신비한 느낌이 나기도 한다. 쨍하니 선명하기만 한 디지털 카메라들은 알 수 없는, 0과 1 사이의 무언가를 품고 있는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