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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장소&문화/Young Critic with LIG ARTS

피나 안 in 부산 by 김현지 몇 달 전부터 친구 재한은 춤을 추러 다닌다고 했다. 그 때가 한 9월쯤이었다. 들은 바로는 어떤 시민창작예술 프로젝트 정도로 알고 있었다. 재한은 모임에 나올 때마다 간혹 피나 안 공연준비 이야기를 했었다. 평소 그대로 침착한 투였지만 즐거움이 담긴 말투였던 것 같다. 재한의 두 번째 공연이 있는 토요일, 어느 청소년 프로그램의 마지막 파티에 갔다. 그곳에서 지역 뮤지션들이 청소년들을 위해 노래하는 흥겨운 무대를 보았다. 그곳에서 매력적인 여성 보컬의 노래를 듣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엘아이지 아트홀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무대 사이드석은 이미 꽉 차있었고 전편 좌석은 반 정도 차있어 중간쯤에 앉았다. LIG 아트홀의 무대는 공연에 맞추기 위한 세팅을 항상 고민하는 느낌이 든다. 팜플렛을.. 더보기
<더 뺀드 부산. 백현진 +정차식> F(x)= 더 밴드+더 밴드= 더 뺀드? 글 : 정 현 나는 수학을 좋아한다. 미적분이니 수투니 좀 더 깊이 들어가면 머리 아파질 수도 있지만, 서로 다른 값들이 모여 뭉쳐 새로운 값을 만들어 내는 게 좋았다. 사실 어렸을 적에는 싫어했던 것도 같은데 좋아진 건 중학생이 되어 함수를 배우고 나서부터다. 수학선생님은 함수가 마술상자 같은 거라서, 상자 속으로 집어 넣었던 것들이 ‘뿅’ 하고 다른 것으로 바뀌어서 나온다고 했다. LIG의 더 뺀드 기획도 나한테는 거대한 마술상자 같은 거라서, 서로 다른 듯 같은 밴드 둘이 모여 ‘뿅’ 하고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 내는 것을 지켜본다는 게 약간 설렜다. 백현진과 정차식. 둘이 묶어서 생각해보니 왠지 이름들도 수학공식 같달까.[1] 이렇게는 말하지만 사실은 둘 다 별로 나랑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다. 남들.. 더보기
웃픈 밴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글 : 김윤경 ‘우울한 노래는 딱 싫다.’ 학창시절 나의 MP3는 하나같이 밝고 달콤한 노래로 가득했다. 스윗소로우를 가장 좋아했고, 발라드도 여자들의 한이 서린(?) 노래보단 부드럽고 속삭이는 듯한 남자 목소리의 노래를 좋아했다. 노래방에 가서도 여자 발라드로 뽐내는 친구들과 달리, 네미시스의 솜사탕을 흥을 잔뜩 실어 부르곤 했었다. 친구가 말했다. “니 노래엔 단내가 나....” 단내나는 내 노래들에 슬슬 질려가던 무렵, 평소 노래를 많이 알려주던 후배가 ‘누나 이 노래 한번 들어봐. 신세계일거야ㅋㅋㅋ’하고 추천해준 노래가 있다. 이름부터 신세계인...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알앤비.’ 노래 속 주인공은 그 동안 1)‘개 멋’에 취해 청춘을 소모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더 이상 인디밴드를 하지 않겠.. 더보기
계란장수의 계란을 사는 사람은 누구일까? - LIG 더 뺀드 공연 후기 글 : 정종우 - 계란이 왔어요 어쩌다가 쉬는 평일 낮, 계란장수가 집 앞을 지나갈 때가 있다. “계란이 왔어요. 싱싱하고 맛있는 계란이 왔어요.” 얼마 전 있었던 ‘더 뺀드’의 공연소식은 그렇게 계란장수를 만나듯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공연이 무료란다. 우리 동네에서 계란을 그렇게 무료로 나눠줬으면, 설거지 하고 있던 아줌마부터 시작해서 어제 계란을 샀기 때문에 당분간은 필요 없는 아줌마까지 너도나도 우루루 계란을 받으러 나왔을 거다. 우리 지역의 인문학 관련 단체나 글쓰는 모임등에 “공연”이 왔어요라는 음성이 한차례 지나갔다. 무료라고까지 했다. 그런데 계란 한 판보다 인기가 없었던 것 같다. 그날 저녁 알바가 있어서, 친구와 선약 때문에, 야근에, 교회에 가야 돼서… 등 이유가 참 많았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