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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두에 마메탄 사러간 이야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2. 17. 00:46


근대 산복도로 새댁들의 일탈기

4부두에 마메탄[각주:1] 사러간 이야기


주     연 : 김남이 어르신(초량1동)

보조출연 : 미옥 통장님

(  ) : 구어체를 감안, 보충 설명.



예전에 4부두로 마메탄을 사러갔지. 부두 구석에다가 딱 만들어놓고 팔았어. 정식으로가 아이고아니고 예전에 석탄차가 오잖아. 그러면 석탄가루가 막 떨어지고 하면 전부 그거를 주워다가 마메탄 만들어 팔면 우리가 그거를 사곤 했지.


어느 날 사가지고 오는데, 미군 둘이가 총을 들고 우리한테 오는 기라. 그래가 무서워 가지고 뒷걸음질을 치다가 내랑 같이 간 아는 좀 야무치 노이께네야무지니까 머리에 잘도 이고 오는데, 나는 어바리얼뜨기 같아노이 뒤로 구부러졌어. 그래 그거를, 마메탄을 다 쏟아가지고 그걸 주워 담고. 옆에서 우짜겠노 하는데 누가 내라주야내려줘야 내루지내리지 혼자 내루나? (가랑) 둘이서 또 내라가지고 주워 담았지. 실컷 담으이 땀도 나고 얼굴을 닦는다이가. 그래가 얼굴이 시커머이 해가지고 둘이서 짜다라많이 웃어샀고. (군인들) 즈거는 우리를 쏠라고 한 거는 아인데 우리는 겁이나가 마 (그랬던 기지). 그래 그거를 사가 와가지고 불을 때고 안 그랬었나.


요 중앙로 저짝에 그 뭐꼬? 고 자리까지 바다더라 카데. 바단데 석유 지름기름이 막 밀려 오는거라. 그라면 그거를 막 걷어다가지고 지름을 팔고 했다이가. 지름은 뜨고 물은 가라앉으니께이 요래요래 건져가지고 그 사람들이 팔면 우리는 또 사가지고 와가 호야불덮개가 있는 등불 켰다아이가. 돈 좀 있는 사람들은 호야불 켜고 요 동네는 그랬다. 돈 없는 사람들은 호롱불 고거 켜고 그랬다.


그래 하다가 요 동네에 12시까지 불이 들어왔는기라. 12시 넘어가면 또 저절로 가버리고. 인자 저녁 8시나 되면 들어와 가지고 12시나 되면 또 가버리고. 이런데 우리는 전기 그것도 못 넣어가지고 요새 가스 넣듯이 막 단체로 넣고 그것도 누구한테 부탁해가지고 조를 짜가지고 그래 넣었다. 그것도 안 넣어주서러 고생했다이가. 전기 말이야. 엊그제 같은데 그게 벌써 50년도 더 넘는다.



물도 귀하제? 그때 뭐 수도가 있나. 빨래 씻는 거는 저 밑으로 댕기면서 넘의 집에 다니면서, 저 밑의 동네도 물로물을 12시 주고나면 안주거든. 자기네들 물 받고 좀 시간이 있으면 지내가는 사람들 한 동이씩 주고. 그거 얻어가지고 턱 (머리에) 이고 이쪽 골목으로 돌아가지고 구경한다고 (했지). 그래가지고 소방서가 저 있었제 지금 상해거리 앞에 그쯤 중앙우체국 밑에. 그를 우리가 물을 이고 댕겼거든. 그때는 짜다라 멀도멀지도 안했어 여랑여기랑.


물 한 동이를 이고 아를 업고 내캉 다니던 엄마가 있었는데 고기그 사람이 내보다는 좀 똑똑했는가봐. 그래갔고 고기 날로나를 데고데리고 온데를 다 돌아댕겼지. 그래가 둘이서 아를 하나씩 업고 물로 이고 저녁에 ─똑 저녁이라야 물을 주는거라─ 텍사스 그 막 불이 뺑뺑 돌아가고 뭐 하는고 싶어서 이래 보께네보니까 아를 업고 물동이 이고지고 보니까 미군 놈들이 좀 이상하다 싶었겠지 뭐. (미군들이) 그래 등더리를 툭툭쳐서 돌아 보이께네 확 웃는기라. 그래가 둘이서 마 물로 확 엎어 씌웠거든. 이래가 겁이나서러 막 뛰 오기도 하고. 그래도 저녁만 무면 그 구경한다고 아를 업고 돌아 댕겼지.


저 밑에 가면……. 저녁마다 가이께네 어떤 사람들이 ─그 사람들이 형사라 그 중 하나가 오더니─ 대개 머라카는나무라는기라. 아를 업고 저녁에 뭐 하러 내려오네 (하면서). 저 밑에 가면 신세계 안 있나? 신세계 모르나? 지금 그 신세계자리(가) 옛날 수성병원 맞은편 그가 옛날 신세계아이가. 맨날 고 앞에 까지 갔거든. 저녁 먹고 둘이서 마 쪽바로 내려 가면은 거기라. 거기서 인자 군데군데 불이 막 돌아가면 쳐다보고 ─그래 우리를 보고 “와 왔노?” 하데. “우리요? 우리 아무것도 안했는데요.” 하니 “아무것도 안하는데 아를 업고 와 여 이래 내려왔냐고?”그래. 알라 재운다고 내려왔다 하면 이웃에서 재우지 우데어디 여가 뭐하는 덴줄 알고 내려왔냐고 (하고). 여자들 내려오면 막 머라카고 그랬지.


저 우리 동네에 각꼬이(?)안 있나...각꼬이 형님이 막 댕기면서 미군사람보고 돈 내놔라 카고 그때 그라고그렇게 하고. 그라고그리고 배우들 온다 해봐라. 신세계 뒤에 여관이 있었거든. 거기서 김지미하고 신성일하고 온단다 카면 백찌괜히 부산에 온단다 해봐야 우리한테 무슨 소용이 있노. 그래도 그때는 우리 가보자 해가지고 둘이서 가가지고 - 내일 (행사) 할 거 같으면 요새는 퍼떡 와가지고 퍼뜩 가지만은 그때는 그래 못하거든. 기차로 밤새도록 타고 오고 가고 이래야 되거든. 그래가지고 마 뭣이 온단다 하면 가보자 하고. 그래 그 중에도 “미워도 다시 한 번”이 젤로 쳤지. 문희하고 신영균이하고 그것들 본다고─ 아이고, 그래가지고 탁 둘이서 아를 업고 (가니까) 그 밑에 어디 3층에 있다 카더라. 사람들이 와도 내다나 보나? 내다도 안 보는데 밑에 사람들이 쫙 서가 울로위로 쳐다보고 막 요여기 쫌 나와봐라고 “문희야, 좀 내다봐라” 하고 고함 질러 샀고 그래 샀재. 보도 못하고.


미옥통장님 : 

내가 왔었을 때도 (75년도쯤) 텍사스 있었거든요.. 그래도 우리는 아예 그쪽엘 쳐다도 안 봤는데 인자 별개 동네라고 생각하고 무서버서 아예 안 봤는데 아지매는 겁도 없었네요.. 


겁나는지 그것도 모르고 갔는기라. 그라고 명환이 집에 살던, 자유부인이라고 그 아들이 부산대학 나와도 직장이 안됐는기라. 그래가지고 제일극장 기도문지기로 일했는기라. 그래노이 극장표를 갔다가 매일 안 주나. 그래가지고 표를 탁 이래 주면 자기 극장꺼는 대여섯 개씩 이래 갖다주도 부산극장이나 대영극장이니 요런데는 한두 장밖에 안주거든. 그는그것은 넘의 극장이 되노이 (몇 장) 안 주는갑데. 그래가 인자이제 만날 자기랑 내캉 둘이만 가는 기라. 둘이만 부산극장 갔다가 대영극장 갔다가 막 극장엘 그리 돌아 댕기고 했지.




정경화. 문화복지사 (인터뷰)

박진명. 개념미디어 바싹 편집장 (편집)




* 이 글은 개념미디어 바싹이 사)슬로산복커뮤니티와 함께 부산 평생교육진흥원, 부산광역시의 '산복도로 생활인문콘텐츠 프로그램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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