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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찬리 생존중/[ 여기는 아메리카 라져 ] 특파원

시카고는 너무 멀어 - 똑똑똑. 노크 소리를 듣자마자 룸메와 나는 서로 눈을 맞추고 동시에 한숨을 쉰다. 오늘만 해도 벌써 세 번째다. 이번엔 오바마일까 롬니일까 속으로 생각을 하며 방문을 여니 아니나 다를까, 이십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금발의 대학생이 열정으로 가득 찬 눈을 빛내고 생글생글 웃으며 나에게 묻는다. - 오 안녕! 난 오바마 캠프에서 왔어! 너 이번 대선 때 투표할 거지? - 아니, 난 한국인인데?(이번엔 오바마군. 훗.) - 아, 그렇구나. 그럼 여기 룸메이트는 있어? - 응, 근데 걔는 콜로라도에서 와서 이미 예전에 우편으로 투표했어. 이쯤 되면 그냥 가도 될 법한데, 예상대로 내 룸메를 보고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묻는다. 오늘로 벌써 세번째 받는 질문에 룸메가 떨떠름한 얼굴로 오바마에게 투표했다고 하자 "오.. 더보기
한뼘짜리 발걸음 성큼 태평양을 건너 간다, 바다건너로! 이반 아이조프스키, '아홉번째 파도,' 1850, 캔버스에 유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미술관소장 오늘따라 날씨가 더 춥다. 지지난 주에는 기숙사 다이닝 홀에서 레어템인 포를 미친듯이 흡입하다가 문득 창 밖을 봤더니 눈이 오더라. 잠시 벙 쪄서 포 면가락을 놓치는 바람에 국물이 옷에 좀 튀었다. 하지만 시월 중순에 눈이 온다 해도, 사람들이 구스다운 자켓을 꺼내 입고 눈사람마냥 거리를 다니고 있어도 그닥 놀라진 마시라. 난 지금 미국 중부에서는 최북단에 위치한 미네소타에 있으니까. 내 나이 스물 둘. 프레시맨 이 되기엔 약간 늦었다. 뭐, 그동안 아무 것도 안 한 것은 아니다. 생애 처음으로 밤을 새가며 공부를 했고, 그렇게 도서관을 다니다가 마을버스 기사님.. 더보기